제14장. 용신(用神:格局)의 변화를 논함
<용신(격국)은 월령을 기준으로 하여 정한다. 그러나 월령의 지장간(支藏干)은 한 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용신의 변화는 이 때문에 생겨난다. 예컨대 12지지 가운데 子午卯酉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지장간이 두 개 이상이다. 사고(四庫:辰戌丑未)는 물론 더 말할 나위도 없다. 寅을 예로 들어 살펴보면 지장간 중에서 甲木이 위주이니 군(郡)의 지부(知府)와 같다. 丙火가 寅에서 장생(長生)하니 군의 동지(同知)와 같으며 戊土가 역시 장생하니 군의 통판(通判)과 같다. 寅이 월령에 있을지라도 甲木이 천간에 투출하지 않고 丙火가 투출하면 이는 바로 군에 지부가 부임하지 않고 동지가 지부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과 같다. 이리하여 용신의 변화가 생겨나는 것이다.>
서락오 평주: 십이지지 가운데 子午卯酉를 전기(專氣)라 하여 지장간이 한개 뿐이다. 寅申巳亥는 생지(生地)라 하여 장생(長生), 건록, 제왕의 기를 지니고 있다. 10간은 곧 오행인데 오행은 사생지(四生地:寅申巳亥)에서 장생한다. 陰干의 장생 이론은, 陽이 극에 이르면 陰이 생겨난다는 이론에 의해 성립되었는데, 음의 장생은 참된 장생이 아니다. 그러므로 子午卯酉에서 장생하는 오행은 없다. 寅은 甲木이 녹왕(祿旺)하고 丙火와 戊土가 장생하니 甲木, 丙火, 戊土라는 3개의 지장간이 寅속에 있게 된다. 巳 속에는 丙火와 戊土가 녹왕하고 庚金이 장생하는 연고로 丙, 戊, 庚이 저장되어 있게 된다. 申은 庚金이 녹왕한 지지이고 壬水와 戊土가 장생하는 지지이므로 申에는 庚, 壬, 戊의 천간(지장간)이 저장되어 있게 된다. 亥는 壬水와 戊土가 녹왕하는 지지이고 甲木이 장생하는 지지이므로 소장되어 있는 지장간은 壬, 戊, 甲이 된다.(亥의 지장간에 戊土가 없다는 학설도 있음:역자주) 土라는 오행은 寅申에서 기생(寄生)하여 巳亥에서 기왕(寄旺)한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寅巳에서는 丙火가 힘이 강해지고 丙火가 다시 戊土를 생하여 戊土 역시 강해질 수 있어서 土를 쓸 수 있지만(火土同宮), 申亥는 金水이니 土의 힘이 빠져나가 약해지므로 土를 가용(可用)하지 못한다. 辰戌丑未는 묘지(墓地)로서 저장되어 있는 지장간은 여기(餘氣)와 입묘(入墓)하는 것들이다. 辰은 木의 여기이자 水의 묘(墓)이면서 土의 본기(本氣)가 저장되어 있으니 乙, 癸, 戊가 저장되어 있다. 戌, 丑, 未 역시 이렇게 유추하라. 그러므로 寅의 지장간 가운데 甲木이 주인이고 당왕(當旺)한 기(氣)이다. 그 다음이 丙火와 戊土인데 이들도 득기(得氣)한 것이다. 가령 寅月인데 甲木이 천간에 투출하지 않고 丙火가 투출했다면 甲木이 비록 당왕하지만 이 사주에서는 주인 행세를 하지 못하고 丙火가 비록 두번째 가는 실력자이지만 이 팔자에서는 실력을 행사하게 된다. 그러므로 세력에 따라서 甲木이 밀려나고 丙火가 용신(격국)이 된다. 이리하여 용신과 격국의 변화가 발생하게 된다.
<만약 丁火 일간이 亥月에 생했다면 본래는 정관격이다. 그런데 지지에 卯未가 있으면 亥卯未 木局이 되어 정관인 亥水가 木의 인성으로 변화한다. 또 己土 일간이 申月에 생하면 본래 상관격인데 申의 지장간 戊, 壬, 庚 가운데 본기(本氣)인 庚金은 투출하지 않고 壬水가 투출했다면 상관격이 정재격으로 변화한다. 이처럼 지지의 회합과 지장간의 투출에 의해서 사주의 구조가 변하니 이와 같은 류가 바로 용신(격국)의 변화이다.>
서락오 평주: 丁火 일간이 亥月에 나면 본래는 정관격이다. 그러나 지지에 卯未가 있으면 三合하여 木局을 이루어 정관이 印星으로 변화했다. 이것은 회합으로 인하여 변화한 경우이다. 己土 일간이 申月에 나면 본래는 토금상관격(土金傷官格)이다. 그런데 월지의 지장간 중에서 본기(本氣)인 庚金은 천간에 투출하지 않고 壬水가 투출하면 상관을 버리고 재성을 용신(격국)으로 삼게 된다. 이것은 지장간의 감추어짐과 투출함에 의해서 변화가 생겨난 것이다.
<변화하여 좋게 되면 그 격(格)이 더욱 좋아지고, 변화하여 나쁘게 되면 그 격이 더욱 나빠진다. 무엇을 변화하여 좋게 된다고 하는가? 예컨대 辛金 일간이 寅月에 생하고 천간에 寅의 지장간 丙火가 투출하면 정재격이 변화하여 정관격이 된다. 壬水 일간이 戌月에 나고 戌의 지장간 辛金이 투출하면 칠살격이 변하여 인수격이 된다. 癸水 일간이 寅月에 생하여 본기인 상관 甲木은 투출하지 않고 정재인 丙火가 투출하거나 또는 지지에 午나 戌이 있어서 寅午戌 火局을 이루면 상관격이 변하여 재격이 된다. 이럴 때는 설사 정관인 戊土가 천간에 투출했다 해도 상관견관(傷官見官:정관과 상관이 상극하여 흉하게 됨)으로 보지 않고 재왕생관(財旺生官:왕성한 재성이 정관을 생함, 재관격)으로 본다. 乙木 일간이 寅月에 생하고 지장간 戊土 정재가 천간에 투출하거나 또는 지지에 寅이나 午가 있어서 寅午戌 火局을 이루면 월령의 겁재가 변하여 식상으로 된다. 이와같은 유형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데 이런 것을 가리켜 변화하여 좋게 되었다고 한다.>
서락오 평주: 辛金이 寅月에 나면 월령 정재가 병령(秉令)하여 정재격인데 월지의 지장간 丙火 정관이 투출하면 재왕생관격이 되어 정재격으로만 논하지는 않는다. 壬水가 戌月에 나면 월령의 칠살이 병령하여 칠살격이 되는데 월지 여기(餘氣)인 辛金 인수가 투출하면 살인상생격이 되니 칠살격으로만 논하지 않는다. 이상의 두 가지는 지장간이 천간에 투출하여 용신과 격국이 변한 것이다. 癸水가 寅月에 나면 월령 상관이 병령한 것인데 甲木은 투출하지 않고 丙火가 투출하거나 午 또는 戌이 있어 寅午戌 火局을 이루면 상관격이 재격으로 변한다. 일단 寅午戌 火局을 이루면 설사 사주에 정관이 있다 해도 상관견관으로 논하지 않고 재생관으로 논한다. 乙木이 寅月에 나면 월령에 겁재가 득령한 것인데 지지에서 寅午戌 火局을 이루면 겁재가 식상으로 변한 것이니 천간에 戊土까지 투출했다면 식상생재격으로 논해야지 비겁쟁재(比劫爭財)로 논하지 않는다. 이상의 두가지는 지지의 회합(會合) 때문에 용신(격국)이 변한 것이다. 변화하여 기신(忌神)이 좋은 것으로 화(化)하는 것을 일컬어 변하여 좋게 되었다고 한다.
<무엇을 가리켜 변하여 나쁘게 되었다고 하는가? 예컨대 丙火가 寅月에 생하면 본래 인격(印格)이다. 그런데 甲木이 투출하지 않고 지지에 寅이나 午가 있어서 寅午戌 삽합 火局을 이루면 인수가 겁재로 변한다. 丙火 일간이 申月에 생하면 庚金이 병령하여 본래는 편재격인데 경금은 투출하지 않고 壬水가 투출하거나 지지에서 子 또는 辰이 있어 申子辰 삽합 水局을 이루면 편재가 변하여 칠살로 된다. 이와같은 경우는 매우 많은데 이런 것을 가리켜 변화하여 좋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서락오 평주: 丙火가 寅月에 생하면 甲木이 병령한 것이므로 본래는 편인격이다. 그러나 甲木은 투출하지 않고 丙火가 투출하거나 지지에서 寅午戌 火局을 이루면 인성이 겁재로 변한다. 丙火가 申月에 나면 庚金이 병령한 것이니 본래는 편재격인데 경금은 투출하지 않고 壬水가 투출하거나 지지에서 申子辰 水局을 이루면 재성이 칠살로 둔갑한다. 변화한 결과, 좋은 것이 나쁘게 변하는 것을 변하여 나쁘게 되었다고 이른다. 희기(喜忌)의 변화는 많고 많은데 다음에 몇 가지의 예를 들어 보겠다.
乙 己 丁 壬
亥 卯 未 寅
시 일 월 년
오정방의 사주다. 일간 己土가 未月에 나고 천간에 丁火가 투출하였다. 계절을 보아도 화기(火氣)가 왕성할 때이다. 지지에 亥卯未 木局을 이루고 천간에서 丁壬合하여 木으로 변했다. 년지도 寅木이고 시간(時干)에 乙木이 투출하여 化木의 현상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러므로 월주(月柱) 간지 丁未가 모두 木으로 화했다. 일간 己土가 부득이 칠살을 종(從)하는데 사주에 金이 없어 순수하고 진정한 종살격(從殺格)을 이루었다.
乙 壬 壬 丙
巳 申 辰 子
시 일 월 년
왕극민의 사주다. 壬水가 3월에 생하였으니 일간 水의 묘지(墓地)이다. 월지의 본기 戊土 칠살이 병령할 때이지만 천간에 투출하지 않고 비견 壬水와 상관 乙木이 투출하고 지지에서 申子辰 水局을 이루어 土가 水로 변하였다. 봄의 나무 乙木이 월지에 여기(餘氣)가 있어 약하지 않아 왕성한 일간의 기운을 설기하는 묘용이 있고 丙火는 시지 巳火에 득록하여 써먹을 수 있으니 칠살격이 변하여 상관생재격이 되었다.
乙 甲 己 乙
亥 申 卯 亥
시 일 월 년
호북(湖北)의 도독(都督)을 지낸 소요남의 사주다. 월령이 양인인데 칠살 申金이 양인을 제압하니 살인격(殺刃格)이 성격이 되었다. 申의 지장간 庚金이 卯의 지장간 乙木과 암합(暗合:지장간끼리 합함)하니 유정한 형상이다. 소위 甲木은 칠살 庚金에게 누이동생 乙木을 주어 미인계를 쓰는 형상이니 흉함이 변하여 길한 징조가 되었다. 양인합살(陽刃合殺)이 되어 칠살은 일간을 극하지 않는다. 甲 대운에 양호(兩湖)를 다스리다가 戌 대운이 오자 金을 생하고 卯戌合이 되어 격국이 파격이 되어 사망하였다.
丙 壬 丁 癸
午 午 巳 酉
시 일 월 년
호군사(護軍使)를 지낸 하풍림의 사주다. 월령에 재살이 있으니 일원이 몹시 허약하다. 묘하게도 巳酉가 합하여 半金局을 이루니 재성이 인성으로 변하였다. 癸水가 丁火를 극하여 정화는 일간 임수와 丁壬合을 할 겨를이 없고 또한 인수 酉金을 극할 겨를이 없으니 이른바 겁재를 용신으로 삼아 (재로부터) 인수를 보호하는 형상이다. 시간에 丙火가 투출하여 재성이 왕하고 午의 지장간 정관 己土를 생하니 재왕생관이 되었다. 그러나 재성과 인성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상극하지 않으니 귀를 누렸다. 구응(救應)의 신인 癸水가 없었다면 巳酉 삽합 金局의 변화가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고 따라서 귀를 누리지도 못했을 것이다.
<변화해도 본래의 격국을 잃지 않는 것이 있다. 예컨대 辛金이 寅月에 생하고 丙火의 정관이 투출하면서 동시에 甲木도 투출했다면 격국은 여전히 정재격이다. 다만 정재격인데 정관격을 겸한 것(兼格)에 불과하다. 乙木이 申月에 생하고 천간에 인수 壬水가 투출하여 인수격으로 변했는데 또 다시 천간에 정재인 戊土가 투출하면 정재가 인수를 극하여 인수가 파괴되며, 정재가 비록 월지에 통근했다고 해도 여전히 정관격으로 남고 재격을 겸할 뿐이다. 癸水가 寅月에 생하고 천간에 정재 丙火가 투출하면 정재격으로 변하지만 또 다시 월지의 본기인 상관 甲木이 천간에 투출하면 본연의 상관격으로 복귀한다. 그러므로 정관인 戊土가 있으면 상관견관(傷官見官)이 되어 좋지 않다. 丙火가 寅月에 생하고 지지에서 寅午戌 火局을 이루면 편인이 겁재로 변하는데, 천간에 칠살 壬水가 투출하여 겁재를 제압하거나 월지의 본기인 甲木이 투출하면 다시 편인격을 회복한다. 丙火가 申月에 생하고 천간에 칠살 壬水가 투출하면 편재격이 칠살격으로 변하는데 이때 천간에 식신인 戊土가 투출하면 식신은 능히 칠살을 제압하니 격국은 다시 편재격으로 되돌아가므로 부귀를 잃지 않는다. 이런 경우는 매우 많은데 이상은 모두 변화해도 본래의 격국을 상실하지 않는 경우이다.>
서락오 평주: 辛金이 寅月에 생하면 甲木 정재가 병령한 것인데 甲木과 丙火가 둘 다 천간에 투출하면 재왕생관의 국(局)을 이룬다. 겸격(兼格:격국을 겸하게 됨)이 되면 겸한 상태가 용신이고 두 개의 격국을 병용해야 하며 각각의 용신을 정하지는 않는다. 乙木이 申月에 생하면 월령 정관격이다. 壬水가 투출하면 정관격을 버리고 인수격이 되는데 재성인 戊土까지 투출하면 재성이 정관을 생하고 인성을 파괴하므로 격국은 인수격이 되지 못하고 재관격(財官格)이 된다. 무릇 寅에서 甲木이 당왕(當旺)하고 丙, 戊는 득기(得氣)한다. 申에서는 庚金이 당왕하고 壬, 戊는 득기한다. 먼저 당왕한 것으로 격국을 정하고 그렇지 못할 때 비로소 득기한 것으로 격국을 정한다. 이것이 올바른 순서이다. 당왕한 것이 천간에 투출하면 득기한 것은 당연히 자리를 양보하여야 한다. 혹은 당왕한 것을 생조하는 것으로 용신(격국)을 삼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것은 격국과 용신을 정하는 보편적인 원칙이다. 癸水가 寅月에 생하면 甲木 상관이 당왕하니 상관격이 된다. 甲木과 丙火가 둘 다 천간에 투출했다면 먼저 甲木을 보고 격국을 정하고 丙火는 그 다음 순서로 밀려난다. 이럴 경우에는 상관생재격이 되며, 정관이 있으면 상관견관이 되어 좋지 않다. 丙火가 寅月에 생하면 편인 甲木이 당왕했으니 편인격이 된다. 그런데 지지에서 寅午戌 火局을 이루면 편인이 겁재로 둔갑한다. 이럴 때 甲木이 천간에 투출하면 甲木이 권력을 행사하므로 편인격으로 복귀한다. 칠살 壬水마저 투출했다면 칠살이 편인을 생하면서 비겁을 제압하니 더욱 확실하게 편인격이 된다. 丙火가 申月에 생하면 편재가 당령한 계절이니 편재격이 되는데 만약 壬水 칠살이 천간에 투출했다면 편재격이 칠살격으로 변한다. 이때 식신 戊土가 천간에 투출하면 식신이 재를 생하면서 칠살을 파괴하니 편재격으로 복귀한다. 이상은 모두 변화했으나 격국이 원래대로 복귀하는 예를 든 것이다.
<그러므로 팔자는 용신(격국) 없이 존재할 수 없고, 용신(격국)은 변화 없이는 해석할 수 없으니, 사주를 보려는 자는 반드시 이러한 변화를 세밀히 살펴야 한다.>
서락오 평주: 용신을 볼 때 그 변화를 관찰하지 않고는 용신을 확정할 수 없으므로 이를 자세히 분별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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