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장. 10천간이 득시(得時)해도 왕(旺)하지 않고 실시(失時)해도 약(弱)하지 않음을 논함
<옛책에서는 득시(得時)하면 왕(旺)한 것으로 보고, 실시(失時)하면 쇠(衰)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 말은 지극히 옳다. 하지만 너무 얽매이면 안되고, 잘 응용하여야 한다. 무릇 오행의 기(氣)는 사계절을 운행하는 것이다. 비록 일간이 사령(司令)하는 계절에 태어났다고 해도 그 가운데는 병존(竝存)하는 것이 있게 마련이다. 가령 봄에는 木이 사령하여 甲乙이 왕하지만, 그 때 휴수 (休囚)된 戊己土 역시 천지에서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단지 그 때는 물러나서 앞을 다툴 수가 없을 뿐이다. 봄의 흙이라 해서 어찌 만물을 생하지 않겠으며, 겨울의 태양이라고 해서 어찌 만국을 비추지 못하겠는가?>
서락오 평주: 사계절 언제나 오행의 기운은 항상 존재하는 것이다. 다만 왕상휴수(旺相休囚)의 구별이 있을 뿐이다. 예를 들면, 봄에는 木이 왕하지만 金水火土가 완전히 멸절된 것은 아니며 단지 득시하지 못했을 뿐이다. 그런데 득시하지 못한 오행들 가운데도 구별이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火는 바야흐로 생하려는 때이니 비록 잠복하고 있지만 이미 피어날 준비를 완료한 상태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상(相)이 된다. 金土는 비록 절(絶)이 되나 그 기운이 장래에 오고야 말 것이다. 水는 막 지나간 기운이니 바로 휴식에 들어간 것이다. 비록 당령(當令)은 하지 못했다고 해도, 그 작용이 완전히 소실된 것은 아니다. 비유해서 말한다면, 퇴역한 군인이나 벼슬에서 물러난 관리와 같아서 비록 물러나 전원으로 돌아갔지만 그 능력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과 같다. 따라서 일단 집합하면 그 능력이 전과 다름이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실시했다고 해도 도외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팔자가 비록 월령을 중시하여 왕상휴수를 따지지만, 년월일시의 상태에 따라 손익(損益)이 달라진다. 그러므로 출생월에서 당령(當令)하지 못했다고 해도 년이나 시에서 녹왕(祿旺)을 만난다면 어찌 쇠약하다고 단정하겠는가? 그러니 월령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 얽매이면 안될 것이다. 봄의 木이 비록 강하지만 金이 너무 많다면 木이 위태로운 것이다. 천간에 庚辛이 있고 지지에 酉丑이 있다면 火로써 金을 제압하지 않는 한 부유하지 못하고 金이 土의 생조를 받는다면 필히 요절할 것인 바, 이것이 바로 득시했으나 왕하지 못한 것이다. 가을의 木이 비록 약하지만 木의 뿌리가 깊다면 木 역시 강하게 된다. 천간에 甲乙이 있고 지지에 寅卯가 있다면 金이 천간에 투출했다고 해도 능히 감당할 수 있으며, 水까지 만났다면 오히려 木이 너무 강한 형상이 된다. 이것은 바로 실시했으나 약하지 않은 것이다.>
서락오 평주: 왕쇠강약(旺衰强弱)의 네 글자를 옛사람들은 사주를 보면서 자세히 분별하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 대체로 말하면 득시한 것을 왕(旺)이라고 하고, 실시한 것을 쇠(衰)라고 하며, 무리를 지은 것을 강(强)이라고 하고, 생조가 부족한 것을 약(弱)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왕하게 출생했어도 약한 경우가 있고, 쇠하게 출생했어도 강한 경우가 있다. 이렇게 분별하면 그 이치가 자명해진다. 봄의 木, 여름의 火, 가을의 金, 겨울의 水는 득시한 것이다. 비겁과 인수가 있고 뿌리를 박고 무리를 지어 돕는 것이 있다면 당중(黨衆)이라고 하겠다. 甲乙木이 寅卯월에 출생하면 득시했으니 왕한 것인데 천간에 庚辛이 있고 지지에 酉丑이 있어서 金이 무리를 지었다면, 木을 부조(扶助)하는 것이 부족한 것이고, 천간에 丙丁이 있고 지지에 巳午의 火가 무리를 지었다면 木은 설기(洩氣)가 너무 심하니 비록 득령했다고 하지만 강하지 않게 된다. 甲乙木이 申酉月에 생하면 실시했으니 원래는 쇠한 것인데 비겁과 인수가 중첩하여 있고 또한 년일시의 인비(印比)에 통근하여 무리를 지었다면 비록 실시했다고 해도 약하지 않은 것이다. 일간만 이런 원리가 적용되는 것이 아니고 희신(喜神)과 용신(用神)과 기신(忌神)도 이런 원리에 따라 논해야 한다.
<그러므로 10천간은 월령의 휴수만 보면 안된다. 사주에 뿌리가 있다면 재, 관, 식신을 받아들일 수 있고 상관과 칠살을 감당해낼 수 있는 것이다. 장생과 녹왕은 뿌리가 튼튼한 것이고, 묘고(墓庫)와 여기(餘氣)는 뿌리가 약한 것이다. 한개의 비견을 얻는 것이 지지에서 한개의 묘고를 만남보다 못하다. 예를 들면, 甲이 未를 만나고 丙이 戌을 만난 것이 그것이다. 乙이 戌을 만나거나 丁이 丑을 만난 것은 그렇게 논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戌에는 木의 지장간이 없기 때문이고, 丑에는 火가 숨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2개의 비견을 얻는 것은 1개의 여기(餘氣)를 얻는 것보다 못하다. 이것을 예로 들면, 乙이 辰을 만나고 丁이 未를 만난 것과 같다. 3개의 비견을 얻는 것이 1개의 장생이나 녹이나 제왕을 만난 것보다 못하니, 예를 들면 甲이 亥, 寅, 卯를 만난 것과 같다. 음간이 양간과 달리 따로 장생이 있다는 학설은 물론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예를 들면 乙이 午를 만나고, 丁이 酉를 만난 것과 같은 음간의 장생은 논할 필요가 없다. 무릇 비견과 겁재는 친구의 도움과 같고, 통근한 것은 가족의 도움과 같으니, 천간에 많은 것이 지지에서 뿌리가 깊은 것보다 못하다. 이 이치는 매우 확실한 것이다.>
서락오 평주: 이 장에서 논하고 있는 내용은 매우 중요하다. 묘고란 본신(本身)의 고(庫)이니, 未는 木의 고가 되고, 戌은 火의 고가 되며, 辰은 水의 고가 되며, 丑은 金의 고가 된다. 하지만 묘고는 장생이나 녹왕처럼 널리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여기 역시 그러하니, 辰은 木의 여기가 되고, 未는 火의 여기가 되고, 戌은 金의 여기가 되고, 丑은 水의 여기가 된다. 청명(淸明:辰月의 시작)부터 12일 동안은 乙木이 사령하니 여기를 가볍게 볼 수가 없고, 戊土가 사령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乙木이 힘이 약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천간에 있는 1개의 비견이나 겁재에 못하지 않은 역량을 지니고 있다고 할 것이다. 만약 乙이 戌을 만나거나 丁이 丑을 만난다면 본신의 묘고나 여기가 아니니 통근했다고 보지 못한다. 더군다나 음간의 장생론은 여기서 더 따질 것이 없다. 木이 午를 만나고 火가 酉를 만나면 사지(死地)인데 어찌 뿌리를 내리겠는가? 비견이나 겁재가 친구와 같고 통근한 것이 가족과 같다고 한 말은, 천간에서 비견과 겁재를 만났어도 지지에 통근하지 못하면 허공에 떠서 부실함을 말한 것이다. 예를 들면, 4辛卯는 金이 통근하지 못했고, 4丙申은 火가 통근하지 못한 형상이니, 비록 천원일기(天元一氣)가 되었으나 신약(身弱)으로 보는 것이다. 결국 천간에 많은 것이 지지에 뿌리를 깊게 내린 것보다 못한 것인데, 지지에 통근한 것 중에서도 월령의 지지가 가장 힘이 강한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명리의 이치를 잘 모르고 여름의 水나 겨울의 火를 보기만 하면 통근했는지를 살피지도 않고 무턱대고 신약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양간이 고를 만나면, 예를 들어 壬이 辰을 만나고 丙이 戌을 깔고 앉았으면 壬水와 丙火가 통근한 것인데도 그렇게 판단하지 않고 형충하여 고를 열어야 한다고 하니, 이런 잘못된 학설은 반드시 일소해야 한다.>
서락오 평주: 예로부터 명리를 오성(五星), 육임(六壬), 기문(奇門), 태을(太乙), 하락(河洛), 자미두수(紫微斗數) 등에서 운명을 논하면서 납음(納音), 성신(星辰), 궁도(宮度), 괘리(卦理) 등을 거론했는데, 자평술(子平術:四柱學)은 이런 것들과는 달리 오행으로 운명을 논했다. 술사들이 그 원류를 모르고 이곳저곳에서 이론을 끌어다가 억지로 꿰어 맞추어 잘못 전한 것이다. 자평술은 오행을 운명을 논하는 근거로 삼았으며 많은 변화가 오행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았던 것이다. 이치를 탐구하여 보면 잘못된 속서들의 오류를 충분히 일소할 수 있을 것이다.
제11장. 형충회합(刑庶會合)의 해법
<형(刑)은 삼형(三刑)이니 자묘형(子卯刑)이나 사신형(巳申刑) 등이고, 충(庶)이란 육충(六庶)이니 자오충(子午庶)이나 묘유충(卯酉庶) 등이고, 회(會)는 삼회(三會)이니 신자진(申子辰) 수국(水局) 등이고, 합(合)은 육합(六合)이니 자축합(子丑合) 등을 말한다. 이것들은 모두 지지의 위치에서 나온 학설이다. 충은 상대방을 격사(擊射)한다는 뜻이고, 회는 삼방(三方)의 친구들이 모였다는 뜻이고, 합은 나란히 이웃과 합한다는 뜻이고, 형을 취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모른다고 해도 명리의 판단에는 문제가 없다.>
서락오 평주: 삼형이란 子卯, 寅巳申, 丑戌未의 상형(相刑)과 辰辰, 午午, 酉酉, 亥亥의 자형(自刑)을 말한다. 형이란 수(數)가 극에 이른 것이니 가득 차면 오히려 손해가 되는 것이다. [음부경(陰符經)]에서는 <삼형은 삼회(三會)에서 나온 것이고, 육해(六害)는 육합(六合)에서 나온 것이다. 寅卯辰 東方 木은 申子辰 水의 삽합을 만나면 水生木하여 왕성한 木이 더욱 강해지고 중화의 도를 잃게 되므로, 寅은 巳를 형하고, 子는 卯를 형하며, 辰은 辰을 스스로 형한다. 巳午未 南方의 火가 寅午戌의 삼합 火를 만나면 火가 더욱 강해져 중화를 잃게 되므로, 寅은 巳를 형하고, 午는 午를 형하며, 戌은 未를 형하게 된다. 申酉戌 西方의 金이 巳酉丑 삼합의 金를 만나면 金이 더욱 강해져서 중화를 잃게 되므로, 巳가 申을 형하고, 酉가 酉를 형하고, 丑이 戌을 형하게 된다. 亥子丑 北方의 水가 亥卯未 삼합의 木을 만나면 木이 더욱 왕해져서 중화를 잃게 되므로, 亥는 亥를 형하고, 子는 卯를 형하고, 丑은 戌을 형하게 된다>라고 하였다. 형에 대한 학설이 분분하지만 이 설이 가장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육충(六沖)이란 본궁(本宮)의 반대 방향인데 예를 들면, 子와 午, 丑과 未, 寅과 申, 卯와 酉, 辰과 戌, 巳와 亥가 그러하다. 천간에서는 7번째가 칠살이 되고, 지지에서도 7번째가 충이 된다. 충이란 곧 극이다.
육합이란 子와 丑의 합처럼 일전(日纏)과 월건(月建)이 서로 합하는 것이다. 일전이 우측으로 돌면 월건은 좌측으로 순행과 역행이 서로 만나는 곳에서 육합이 이루어진다.
삼합은 4정(四正)을 위주로 본다. 4정은 子午卯酉를 말한다. 이것은 바로 감(坎), 리(離), 진(震), 태(兌)인데, 4우(四偶)의 지지는 4정을 따라서 국(局)을 이루게 된다. 木은 亥에서 장생하여 卯에서 제왕이고 未에서 묘가 된다. 그러므로 亥卯未가 합하여 木局을 이룬다. 火는 寅에서 장생하여 午에서 제왕이 되고 戌이 묘가 되므로, 寅午戌이 합하여 火局을 이룬다. 金은 巳에서 장생하여 酉에서 제왕이 되고 丑이 고가 되므로, 巳酉丑이 모여서 金局을 구성한다. 水는 申에서 장생하여 子에서 제왕이 되고 辰에서 묘가 되니 申子辰이 모여서 水局이 된다. 삼형, 육충, 육해, 오합, 육합, 삼합 등의 관계에서 형과 해의 작용은 비교적 경미하다. 천간의 오합, 지지의 육합과 삼합 및 육충은 그 작용이 매우 중대하다. 팔자의 변화는 모두 여기에서 생겨난다. 더 자세히 살펴보면, 삼합은 3개의 지지가 모두 모여야 局을 이루게 되는데, 두개의 지지만 있을 경우에는 어떠한가? 寅과 午, 또는 戌과 午가 있으면 절반의 火局을 이룬다. 申과 子, 또는 辰과 子가 두개가 있으면 절반의 水局을 이룬다. 만약 寅과 戌, 또는 申과 辰만 있다면 국을 이룰 수가 없다. 왜냐하면 삼합의 국은 4정이 있어야 가능한 까닭이다. 하지만 만약 지지에 寅과 戌이 있고 천간에 丙丁의 火가 있다거나, 지지에 申과 辰이 있고 천간에 壬癸의 水가 있다면 국을 이룰 수가 있는 것이다. 丙丁은 곧 午요, 壬癸는 곧 子인 까닭이다. 또 寅戌이 있는데 午 대신 巳가 있다거나, 申辰이 있는데 子 대신 亥가 있다면 역시 회합하는 힘이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巳는 火의 祿이고, 亥는 水의 祿으로서 子午와는 한 자리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金局과 木局도 이런 원리에 따라 유추하기 바란다. 이상은 회국(會局)의 변화를 설명한 것이다. 또, 甲子가 己丑을 만나면 천지합(天地合)이 된다. 丙申과 辛卯가 만나도 천지합이 되니 그 이유는 申은 곧 庚이요, 卯는 곧 乙이므로 乙庚合이 되는 까닭이다. 또 甲午와 壬午는 午에 己가 숨어 있으니 甲과 합하고, 午에는 丁이 숨어 있으니 壬과 합하게 된다. 辛巳나 癸巳를 보면, 巳의 지장간 丙이 辛과 합하고 巳의 지장간 戊가 癸와 합하게 된다. 이것은 위와 아래가 서로 합하는 것이다. 또, 辛亥月 丁巳日이라면 亥중의 壬이 丁과 합하고 巳중의 丙이 辛과 합한다. 이런 것을 교호상합(交互相合)이라고 한다. 이상은 육합의 변화를 살펴본 것이다.
<팔자에 형충이 있으면 좋지 않으나 삼합과 육합으로 형충을 해소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시 甲 월 년
戌 卯 酉 辰
卯酉충이 되지만 卯戌합이 되어서 충을 해소할 수도 있고, 辰酉합이 되어서 충을 해소할 수도 있다. 만약 戌 대신 亥나 未가 있어도 亥卯未 삼합이 되어서 충을 해소할 수 있다. 또는 辰 대신 巳나 酉가 있어도 巳酉丑 삼합이 되어서 충을 해소할 수 있다. 이것은 회합이 있어서 형충을 해소한 예이다. 또, 丙 일간이고 월지가 子인데 지지에 卯가 있으면 子卯형이 된다. 지지에 戌이 있으면 卯戌합이 되어서 형이 해소된다. 丑이 있다면 子丑합이 되어서 형을 해소한다. 亥나 未가 있어도 亥卯未 삼합이 되어서 형을 해소한다. 또는 辰이나 申이 있어도 申子辰 삼합이 되어서 형을 해소한다. 이것은 회합이 있어서 형을 해소한 예이다.>
서락오 평주: 회합이 형충을 해소할 수도 있고, 반대로 형충이 회합을 깨뜨릴 수도 있다. 이것은 반드시 위치와 성질을 살펴보고 충이 되었다고 해도 작용이 약하면 충이 되지 않은 것과 다름이 없는 경우도 있다. 상황에 따라 변화에 맞게 판단해야 하며 일률적으로 논할 수는 없다. 충은 곧 극이니 가까이 붙어 있으면 극하고 멀리 떨어져 있으면 동요한다. 예를 들면, 년지와 시지의 충이 그러하다. 아래에 예를 든다.
甲 庚 壬 壬
申 辰 子 午
시 일 월 년
섬서성의 주석이었던 소력자의 명이다. 申子辰 삼합이 있어서 子午庶이 해소되었다.
丁 癸 己 丁
巳 卯 酉 巳
시 일 월 년
절강성의 장군이었던 양선덕의 명이다. 巳酉 반합하니 卯酉의 충이 해소되었다.
丙 乙 辛 戊
戌 卯 酉 午
시 일 월 년
육영정의 명이다. 卯戌합이 되어서 卯酉충이 해소되었다.
丙 丙 丙 甲
申 寅 子 子
시 일 월 년
절강성의 소금장수 주상령의 명이다. 子申 회국이 되니 寅申충이 해소되었다.
<또 해소함이 있어서 도리어 형충이 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甲 일주가 子月에 났는데 지지에 2개의 卯가 있으면 2개의 卯는 1개의 子를 형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 경우에 戌이 있다면 卯戌합이 되어 1개의 卯가 子를 형한다. 육합이 있으면 본래는 형을 해소하지만 1개를 합거하니 1개가 남아서 형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해소함이 도리어 형충을 유도하는 것이다.>
서락오 평주: 해(解)가 도리어 형충을 유도한다는 말은 사주가 본래 형충이 안되는데 회합 때문에 형충이 이루어진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庚 丙 甲 丙
寅 午 午 子
시 일 월 년
장국감의 명이다. 1개의 子가 2개의 午를 충하지 못하는데 寅午 회합이 되어 午가 1개가 합거되니 1개의 午가 남아서 子를 충한다.
庚 庚 壬 癸
辰 戌 戌 未
시 일 월 년
모조권의 명이다. 1개의 未가 2개의 戌을 형하지 못하니 본래는 형이 안되는데, 辰戌충이 되니 戌未의 형이 되살아났다.
壬 壬 戊 壬
寅 寅 申 午
시 일 월 년
장계의 명이다. 년과 시의 寅午가 회합하니 寅申충이 되살아났다. 년지와 시지는 멀리 떨어져 있어서 본래 회합하기 힘들지만 충을 유도할 수는 있는 것이다.
己 丁 癸 壬
酉 酉 卯 辰
시 일 월 년
조관주의 명이다. 1개의 卯가 2개의 酉를 충하지 못하는데 辰酉합이 있어서 卯酉충이 되살아났다. 위의 장계의 사주와 비슷하다.
<또 회합이 있어도 형충을 해소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것은 어떤 경우인가? 예를 들면, 子년 午월인데 일지가 丑이면, 子丑합이 되어서 子午충을 해소한다. 그런데 이 때 시지에서 巳나 酉를 만난다면 巳酉丑 삼합이 되니 子午충이 부활한다. 또, 子년 卯월 戌일이면 卯戌합이 되어 子卯형이 해소된다. 그러나 시지에 寅이나 午가 있다면 寅午戌 회합이 되어 子卯형이 되살아난다.>
서락오 평주: 형충이 회합 때문에 해소되지 못한다는 것은, 회합이 본래 형충을 해소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오히려 회합 때문에 형충이 부활한 것을 말한다. 이런 현상을 일명 제2의 형충이라고 한다. 이 역시 변화무궁하니 일률적으로 논할 수가 없다.
甲 丁 乙 丁
辰 酉 巳 亥
시 일 월 년
조철교의 명이다. 巳酉합하여 巳亥충을 해소하는데 또 다시 辰酉합이 되니 巳亥충이 되살아났다.
甲 甲 癸 乙
子 午 未 丑
시 일 월 년
제요림의 명이다. 午未합하니 본래 丑未충을 해소하는데 子午충이 있어서 丑未충이 되살아났다.
戊 甲 甲 丙
辰 戌 午 子
시 일 월 년
육종여의 명조이다. 午戌회합이 子午충을 해소하는데 辰戌충이 되어 子午충이 되살아났다.
<형충이 다른 형충을 해소하는 것이 있으니, 어떤 경우인가? 무릇 사주에 형충이 있으면 좋지 않은데 용신(用神:월지, 격국)을 형충하면 파격(破格)이 된다. 다른 지지의 형충이 있을지언정 월지의 형충은 피해야 한다. 예를 들면,
시 丙 월 년
酉 卯 子 년
卯가 월지 정관인 子를 형하여 나쁜데 시지에 酉가 있어서 卯를 충하니 卯가 월령의 子를 형하지 못한다. 또,
시 甲 월 년
子 卯 酉 지
卯가 월지 용신 酉를 충하는데 시지에 子가 있어서 子卯형이 되니 卯酉충이 무력해졌다. 비록 다른 지지의 형충이 육친(六親)의 형극(刑剋)을 초래하지만 월지의 정관이 다치지만 않는다면 그 격국은 파괴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을 가리켜 형충으로서 다른 형충을 해소한다고 하는 것이다.>
서락오 평주: 다른 지지의 형충이 월지의 형충을 해소한다는 것은, 회합으로 해소하는 것과는 다른 점이 있다. 하지만 변화가 많으니 일률적으로 논하지 못한다.
庚 丁 丙 丁
子 卯 午 亥
시 일 월 년
子卯형이 子午충을 해소하였다. 내 친구 진군의 명이다.
壬 癸 丙 甲
戌 卯 子 戌
시 일 월 년
卯戌합이 子卯형을 해소하였다. 해군총장 두석규의 명이다.
명리의 변화는 간지의 회합형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배우는 자는 모름지기 그 변화를 명백히 알아야 한다. 팔자를 입수하면 먼저 간지의 회합형충을 가려야 하는 것이다. 위의 설명으로는 부족한 점이 있으므로 아래에 몇가지 예를 든다.
庚 癸 乙 庚
申 卯 酉 辰
시 일 월 년
행정원장 공상희의 명이다. 卯酉충이 辰酉합을 해소하는 것 같으나 申의 지장간 庚이 卯의 지장간 乙과 乙庚 암합(暗合)한다. 암합이 되어 충을 해소하였기에 귀격이다.
또, 지지의 위치에 따라 해소되는 경우도 있고 해소가 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丙 辛 壬 丁
申 巳 寅 酉
시 일 월 년
巳酉의 회국은 그 사이에 寅木이 가로막고 있으므로 성립하지 못한다. 寅申충 역시 그 사이에 巳火가 가로막고 있으니 충이 성립하지 못한다. 巳申형이 되면서 동시에 巳申합이 되니 申의 지장간 庚金이 寅의 지장간 甲木을 극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용신인 재관(財官)이 손상되지 않아 귀격이 되었다. [신봉통고(神峯通考)]에 나오는 사주이다.
壬 丁 丙 辛
寅 亥 申 未
시 일 월 년
亥와 未 사이에 申金이 가로막고 있으니 木局이 성립하지 못한다. 寅亥합이 寅申충을 해소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申金이 당령하고 있으니 亥의 지장간 壬水와 甲木이 휴수(休囚)하여 힘이 약하니 金과 木의 싸움을 해소하지 못했다. 또 丁壬합이 되고 寅亥합이 되니 천지가 합한 형상이지만 가화(假化)에 불과하고 더군다나 왕성한 金月이니 화기격(化氣格)의 파격이다. 청나라의 광서 황제의 명조이다.
또, 사주에 형충이 있으면 나쁘다고 했지만, 다 그런 것은 아니다. 희용(喜用)이 충을 당하면 나쁘지만, 기신(忌神)이 충을 당하면 오히려 성격(成格)이 되는 것이니, 일률적으로 논할 수 없다. 아래에 예를 든다.
丙 庚 丁 辛
子 午 酉 卯
시 일 월 년
살인격(煞刃格)이다. 천간의 丁火가 辛金을 제압하고 칠살이 왕하고 겁재가 약하다. 다행히 子가 午를 충하니 火가 金을 손상하지 못하고, 酉가 卯를 충하니 木이 칠살의 火를 생하지 못했다. 이 사주는 두가지의 충을 얻어서 오히려 좋아지니, 청나라 건륭황제의 명조인 것이다.
己 丁 甲 戊
酉 卯 寅 辰
시 일 월 년
寅卯辰 동방의 木이 있고 천간에 甲木이 투출했다. 인성(印星)이 지나치게 많은데 시지의 酉가 卯를 충하여 너무 많은 木를 제거하여 주니 오히려 卯酉충이 좋은 것이다. 주석 임삼의 명조이다. 혹자는 戊申時라고 하지만, 申時이든 酉時이든 金의 재를 용신으로 삼아 많은 인수 木을 극하는 것에는 차이가 없다. 형충회합을 보는데 도움이 되도록 여기에 공개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