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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平真詮

자평진전 평주 18

 

제33장. 격국(雜格)에 얽매임을 논함


<팔자의 용신(격국)은 월령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월령에 용신(격국)이 없을 때 비로소 격국(雜格)을 찾는다. 월령은 근본이고 격국은 말단과 같다. 요즘 사람들이 그 경중(輕重)을 모르고 격국(雜格)에만 얽매어 가짜를 고집하고 진짜를 멀리하고 있다.>



서락오 평주: 무릇 사주를 볼 때는 팔자의 천간과 지지의 배합을 보되, 한 덩어리로 보아서 사주 전체의 중추가 어디에 있는지를 살펴야지 한 글자에만 얽매이면 안된다. 월령은 당왕한 기운이니 왕쇠(旺衰)와 진퇴(進退)는 월령에 의해서 정해진다.(용신편을 참고할 것) 월령에 용신(격국)이 없어서 월령의 밖에서 격(格)을 찾는 것인데, 이 경우에도 오행의 올바른 이치에 부합해야만 비로소 격을 정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지리멸렬하고 견강부회하게 되니 믿을 수가 없다. 요즘 사람들은 피상적인 지식으로 세밀하게 연구하지도 않고 한두 글자만 비슷하면 무슨 무슨 격이라고 하면서 뚜렷한 확신도 없이 잡격에 연연하니 옳게 볼 수가 없다. 원리를 모르고 엉뚱한 것에 집착하며 스스로의 잘못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러므로 戊 일주가 甲寅月에 나고 시주에 庚申이 있으면 식신제살격이 분명한데도 전식합록격(專食合祿格)이라고 하면서 甲이 있어서 복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서락오 평주: [희기편(喜忌篇)]에서는 <戊日 庚申時는 식신이 전왕(專旺)하는 것이니 년월에서 甲丙卯寅을 만나면 불우하다>고 했다. 시주에서 식신이 전록이 되는 경우는 많은데 어찌하여 戊日 庚申時만 전식격을 취하는가? 이는 庚申이 乙卯를 암합하여 와서 戊土의 정관이 되는 까닭이라고 하지만, 암합하여 오는 것을 용신으로 삼는 것은 신빙성이 없으니 논할 필요가 없다. [삼명통회(三命通會)]에서는 <만약 월령에 재관이 있다면 당연히 재관으로 논하고 월령의 재관이 용신이 된다>고 밝혔고, 또 <戊午日과 戊寅日은 이 전식합록격으로 보기 어려우니 월령을 보아야 함은 물론이고 사주에 억부하는 것이 있으면 당연히 그것을 용신으로 삼는다>고 했다.


<丙 일주가 子月에 나고 癸巳時를 만나면 巳의 녹을 만나 방신(幇身)하는 것일 뿐 엄연히 정관격인데도, 정관격으로 논하지 않고 귀록격(歸祿格)에 정관이 있어서 파격이라고 한다.>



서락오 평주: [희기편]에서는 < 일주의 녹이 시에 있고 관성을 만나지 않으면 청운의 뜻을 이룬다>고 했다. 무릇 시에서 녹을 얻는 것은 일주를 돕는 작용 때문에 용신이 될 뿐이다. 예를 들면,


丁 戊 癸 癸

巳 子 亥 酉

시 일 월 년

염업총상(鹽業總商)이었던 왕수산의 명조이다.


癸 丙 壬 壬

巳 申 子 辰

시 일 월 년

소일보(小日報)의 주인 황광익의 사주다.


위의 두 명조는 모두 일간의 녹이 시지에 있다. 왕씨의 경우는 월령 정재가 지나치게 왕하니 시지의 녹이 나를 돕는다. 비견 겁재의 운에 치부했으니 소위 관성이 없으면 청운의 뜻을 이룬다는 말에 부합한다고 하겠다. 황씨의 명조는 관살이 태왕한데 오로지 시지의 녹에 일주가 뿌리박아 의지하고 있다. 인수가 관살과 일주를 통관하는 용신이 되니 인수 운에 가장 좋고, 비겁운에는 나를 도와 관살에 대항하니 좋다. 그런데 일주가 약하여 시지의 녹에 의지하는 경우에는 녹을 극하는 관살이 없으면 더 좋은 것이니 관살을 보면 나쁘다는 말도 그런 점에서 보면 일리가 있다고 할 것이다. 예를 들면,


己 乙 丙 己

卯 未 寅 巳

시 일 월 년

삼촌의 명조이다. 상관생재를 쓰는 사주이다. 비록 유산은 많아 부자로 살았으나 벼슬을 하지는 못했고 자식도 없었다.


丙 丁 戊 庚

午 丑 子 寅

시 일 월 년

이 사주는 월령의 관성이 상하였고 子丑合으로 관성이 작용하지 못했다. 친척 아우의 사주이다.

위의 예를 살펴 보아도, 일주의 녹이 시에 있는 것은 일주를 돕는 것일 뿐이며, 관성이 없다고 해서 벼슬을 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만약 월령의 관성이 맑고, 신왕하고, 재가 관을 생하고 있다면, 시에 녹이 있다고 해서 어찌 대귀하지 못하겠는가?


<辛 일주에 丙이 천간에 투출하고 戊子時라면, 정관과 정인을 보았으니 좋다. 그런데도 조양격(朝陽格)이 丙이 있어서 격이 이루어지지 못한다고 말한다.>



서락오 평주: [희기편]에서는 <辛金 일주가 戊子時를 만나면 午운이 나쁘고 酉운이 좋다>고 했다. 戊는 辛金 일주의 인수이고, 子가 압합하여 오는 巳는 곧 丙이니 정관을 암합하여 오는 셈인데, 그렇게 되면 정관과 인수를 겸하게 된다. 예를 들면,


戊 辛 乙 戊

子 亥 卯 申

시 일 월 년

호상의 유명인사 주보삼의 명조이다. 조양격이라고 할지 모르나 그렇게 논할 필요가 없다. 조양격에 대해서 [삼명통회]에서는 <甲寅, 乙卯月에는 다만 재로 논해야 하고 재가 용신(격국)이 된다. 辰戌丑未月에는 인수로 논한다. 丙午, 丙寅, 丙戌月에는 재관으로 논한다.>라고 분명히 말했다. 따라서 월령을 중히 여기고 사주에서 억부하는 것을 용신으로 삼았음을 알 수 있다.


<재(財)가 칠살을 만나면, 칠살이 내 몸을 극함이 심하게 되는데도, 오히려 시상편관격(時上偏官格)으로 논한다.>



서락오 평주: 재가 칠살을 만났다는 말은 월령이 재(財)이고 시에 칠살이 있다는 뜻이다. [희기편]에서는 <시에 칠살이 있다고 반드시 흉하다고 보지 말라. 월령이 칠살을 제압하고 간강(干强)하면 그 칠살이 도리어 권위를 이룬다>라고 하여 그 이치를 밝힌 바 있다. 간강하다는 말은 일간이 신강하다는 말이다. 칠살은 본래 일주를 극하는 것이지만, 일간이 강하고 식상으로 칠살을 제압하면 도리어 권세를 이루는 것이다. 시에 있는 칠살만 그런 것이 아니고 칠살을 쓰는 원리는 다 같은 것이다. 만약 시에 칠살이 있는데 일주가 신강한지, 제복이 되었는지도 따지지 않고 무조건 귀격이라고 한다면 큰 오류를 낳는다.


<癸 일주가 巳月에 나고 甲寅時가 되면 암관(暗官:지장간의 정관)이 파손된 것인데, 도리어 형합격(刑合格)이 되었다고 좋아한다.>



서락오 평주: [희기편]에서 <癸 일주가 甲寅時를 만나면 년월에 戊己가 있음을 두려워한다>고 했다. 이는 형합격을 말한 것이다. 격국 가운데 형합격, 요사격(遙巳格), 요축격(遙丑格) 등은 가장 믿지 못할 학설이고, 암충(暗沖)의 학설은 더욱 지리멸렬한 학설이다. 巳申은 형합이 되나 巳寅은 형만 되고 합이 되지 않으니, 그 원리가 분명하지 못하다. 명리서에서는 이런 학설의 용법을 알지도 못하고 수록한 것이다. 이는 마치 의사가 환자를 진맥할 때 병리(病理)를 모르고 옛날 처방을 베끼는 것과 같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대증적인 요법이 훨씬 좋을 것이다. 그러므로 옛책에서 이런 격국을 논할지라도 논하지 않는 편이 좋다.


<癸酉 일주가 겨울에 생하고 사주에 戊戌이 있으면 월겁격(月劫格) 또는 건록격(建祿格)이니 지지에 뿌리 박은 정관을 써야 하는데, 도리어 공술격(拱戌格)에 戌이 있어서 전실(塡實)이 되어 나쁘다고 한다. 辛丑 일주가 寅年 亥月 卯時에 났으면 정재격인데,


辛 辛 月 年

卯 丑 亥 寅

시 일 월 년

이 사주를 정재격으로 보지 않고 도리어 공귀격(拱貴格)이 전실되어 나쁘다고 한다.>



서락오 평주: 공록협귀격(拱祿挾貴格)은 사주에 녹귀(祿貴)가 없고 지지가 가지런한 경우에 용신을 돕는데 한해서 쓰는 이론이다. 성신무관격국편의 원항성의 명조를 예로 들면,


丁 丁 癸 己

未 巳 酉 未

시 일 월 년

巳午未申酉가 순서대로 배치되었다고 할 수 있다. 午와 申이 拱挾된 것이다.

그러나 팔자가 본래 좋고 희신과 용신이 청순하다면 금상첨화가 되겠지만, 팔자가 평범하다면 공귀가 된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녹귀(祿貴)조차 사용함이 불가능한데 허하여 부실한 공협(拱挾)이야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전실이 되었다고 해서 파격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원항성의 명조에서 초년운 壬申은 천을귀인이 전실되고, 庚午운에는 녹(祿)이 전실되었지만 발달했다. 이를 보아도 용신과 희기를 따지는 것이 위주이지 지엽적인 이론 때문에 근본을 망각해서는 안됨을 알 수 있다. 협관공귀(挾官拱貴)를 따지는 이론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乙 일주가 寅月에 나고 丙子時라면 목화통명(木火通明)인데, 그렇게 보지 않고 서귀격(鼠貴格)으로 논한다. 이와 같은 잘못된 이론은 백에 하나도 맞지 않으니 이 모두 명의 이치를 모르고 망령되이 논평한 것이다.>



서락오 평주: [희기편]에서 <陰木이 子時를 만나면 육을서귀(六乙鼠貴)>라고 했다. 乙 일주가 子時이면 丙子時가 된다. 丙의 녹은 巳인데 巳가 申을 합하여 오니, 乙木의 관성이 된다. 子가 또 申을 합해 오니 삼합(三合)하여 귀(貴)가 모인다는 것이다. [신봉통고]에서는 <子 중의 癸水가 戊를 합하여 오니 이는 곧 일간 乙의 재성인데, 戊의 녹은 巳에 있고 巳가 申을 합하여 오니 일간 乙의 정관이라>고 했으니 설명이 더욱 조잡하다. 결국 이런 종류의 잡격(雜格)들은 믿을 바가 못 되니 책에 실려 있다고 해도 논하지 않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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