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장. 묘고(墓庫)의 형충(刑沖)에 대하여 논함
<진술축미(辰戌丑未)는 형충이 되는 것이 가장 좋고, 재관(財官)이 입고(入庫)하면 충을 만나지 않으면 발달하지 못한다는 학설이 속된 책들에서 많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자평(子平) 선생은 명리를 논할 때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잡기가 천간에 투출하거나 지지에서 회합하면 이 어찌 좋지 않겠는가? 그렇거늘 어찌해서 형충되기를 기다린다는 말인가? 예컨대 甲木 일주가 辰月에 나고 戊土가 천간에 투출했다면 이 어찌 편재가 아니겠는가? 지지에서 申子辰 水局을 이루었다면 이 어찌 인수가 아니겠는가? 만약 戊土가 천간에 투출하지 않고 지지에서 辰戌충이 되었다면 재격(財格)이 청수하지 못한 것이다. 壬水가 천간에 투출했다면 인성이 투출한 것이므로 辰戌충이 되었다면 인성이 손상을 입게 되거늘, 오히려 소위 인고(印庫:여기서는 水庫)를 충하여 열어야 한다고 억지 주장을 한다.>
서락오 평주: 재관(財官)이 입고(入庫)할 경우에 충을 만나지 않으면 발달하지 못한다는 학설은 널리 유포되어 있다. 충이란 바로 극(剋)하여 없애는 것이다. 辰戌丑未는 모두 土로서 같은 오행끼리 형충하므로 土가 제거되지는 않는다. 무릇 辰戌丑未를 제외한 다른 지지는 형충이 되면 그 오행이 파손되어 격국이 손상을 입어서 용신으로 삼을 수 없다. 하지만 오직 사고(四庫:辰戌丑未)의 土는 충을 당해도 土가 파손되지는 않는다. 지지에 감추어져 있는 지장간은 천간에 투출하면 청수해져서 족히 쓸 수가 있고 또한 지지에서 회합하여 국을 이루면 세력이 강해져서 능히 쓸 수가 있다. 모든 지지가 그러하니 잡기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가령 甲木 일주가 辰月에 나서 壬水의 인성이 천간에 투출했다면 辰은 壬水의 뿌리(壬水가 辰의 지장간 癸水에 통근)가 된다. 그런데 戌이 있어서 충을 하면 壬水의 뿌리가 뽑히므로 壬水에게 해로운 것이다. 그러니 어찌 형충이 되어 발달할 까닭이 있겠는가? 이를 보아도 辰戌丑未는 형충이 되어야 좋다는 학설이 황당무계함을 알 수 있다.
<하물며 사고(四庫:辰戌丑未)는 지장간을 보면 오행이 골고루 구비되어 있지만 결국은 土 위주로 된다. 辰戌충, 丑未충이 되면 土는 사라지지 않지만 지장간에 있던 金木水火는 파괴되므로 충을 한다고 헤서 발동할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재관(財官)이 土에 해당한다면 辰戌丑未의 충이 있어도 土가 없어지지 않고 오히려 발동하니 창고가 열린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컨대 甲木 일주가 戊土의 편재를 쓰는데 辰戌충이 되는 것과 같다. 또 예를 들면 壬水 일주가 己土의 정관을 쓰는데 지지에서 丑未충이 되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러나 결국 이런 경우에도 戊己土가 천간에 투출하여 청(淸)하므로 쓰는 것일 뿐이고, 지지에서 충이 되지 않아도 무방한 것이다. 심지어 재관이 水에 해당된다고 할 때는 辰戌丑未의 충이 있으면 도리어 재관이 누를 입게 된다. 가령 己土 일주가 辰月에 나고 壬水 정재가 천간에 투출했을 때, 戌土가 辰土를 충하면 겁재가 동하여 辰의 지장간 癸水가 사라져 壬水의 뿌리가 뽑히니 무슨 유익함이 있겠는가? 또 丁火 일주가 辰月에 나고 壬水의 정관이 투출했을 때, 辰戌충이 되면 정관의 뿌리가 뽑혀 정관이 파손되니 이 어찌 해롭지 않을 리가 있겠는가? 이러하니 어찌 충을 당하여 壬水의 재고(財庫)와 관고(官庫)가 열린다고 할 수 있겠는가?>
서락오 평주: 土가 재관(財官)이라고 해도, 충을 당하면 고(庫)가 열린다는 학설은 역시 속설에 불과하다. 甲木 일주가 辰月에 나면 辰은 水의 庫이고 土의 본기(本氣)이며 乙의 여기(餘氣)가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지장간 癸水, 乙木, 戊土가 모두 고(庫)가 되는 것은 아니고 癸水만 고(庫)에 해당된다. 만약 土가 용신이라면 투출하면 청(淸)하여 용신이 될 수 있는 것이므로 辰戌충이 되기를 기다릴 필요도 없다. 사고(四庫)는 본기(本氣)가 모두 같은 土 오행이므로 충을 해도 土가 파손되지는 않는다. 만약 壬水가 용신이라면 辰戌충이 되면 土가 동(動)하니 어찌 壬水를 파손하지 않으랴? 乙木이 용신이라면 辰戌충이 되면 戌의 지장간 辛金이 辰의 지장간 乙木을 파손하니 이 역시 좋지 않다. 만약 水木이 천간에 투출하였는데 辰戌충이 되었다면 水木의 뿌리가 파손되는 것이다. 천간에 투출되지 않았다면 본래가 쓸 수가 없으니 충의 여부를 논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오늘날의 사람들은 이러한 이치를 모르고 심지어는 출고(出庫:辰戌丑未의 지장간이 천간에 투출함)를 투고(投庫:천간이 辰戌丑未에 통근함)라고 착각하고 있다. 가령 丁火 일간이 辰月에 나고 정관인 壬水가 투출하면 庫 안에 있는 癸水는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천간에 투출한 壬水에 치중하여 천간의 壬水가 辰을 만나 입고(入庫)했다고 보아 辰戌충이 되기를 바라며, 辰戌충이 되면 정관 壬水의 뿌리가 파손됨을 모르고 있다. 더욱 가소로운 것은 월령이 辰戌丑未가 아닌데도 다른 지지에서 辰戌丑未를 찾아 용신을 삼으려고 하면서 년월일시 가운데 하나라도 辰戌丑未가 있으면 형충이 되기를 바란다는 사실이다. 일주가 사고(四庫)에 임하면 몸이 고(庫)에 통근하여 뿌리박았다고 하지 않고, 오히려 입고(入庫)가 되었으니 충을 만나야 한다고 억지 주장을 한다. 이런 잘못된 학설이 흔하게 거론되니 귀를 막고 듣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서락오 평주: 투고, 입고의 학설은 모두 술사들이 원리를 모르고 잘못 와전한 것이다. 己土 일주가 壬水 재성을 쓰는데 辰을 만나면 水를 막아 흐르지 못하게 하니 재성이 고(庫)에 돌아갔다고 할 수 있다. 丁火가 壬水 정관을 쓰는데 辰을 만나면 정관이 입묘(入墓)한 것인데 귀고(歸庫:입묘)하여 길하다면, 충을 당하면 오히려 불리한 결과가 발생할 것이다. 그런 경우에는 별도로 인화(引化)하는 것을 찾는 것이 좋다. 묘고가 년, 일, 시에 있는데 다른 지지와 회합하면 회합하여 변화한 그 오행으로 논한다. 가령 辰이 있는데 子와 회합하면 水로 논하고, 戌이 있는데 午가 있어 회합하면 火로 논한다. 일방(一方:寅卯辰 동방, 巳午未 남방, 申酉戌 서방, 亥子丑 북방)을 이루어 기세가 왕성하면 그 오행으로 논한다. 가령 辰이 있는데 寅卯가 붙어 있으면 木으로 논하고, 戌이 있는데 申酉가 붙어 있으면 金으로 논한다. 옆의 지지와 떨어져서 회합이 성립되지 않는다면 비로소 土로 논한다. 일주가 사고(四庫)에 임했다 함은 壬辰, 丙戌처럼 신고(身庫)에 통근한 것을 말한다. 丙辰, 壬戌같은 경우는 신고에 통근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충을 당하여 발달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으니, 어떤 경우인가? 정관이 충을 꺼린다고 하지만, 가령 癸水 일주가 辰月에 나고 천간에 戊土가 투출하면 비록 지지에서 辰戌충이 된다고 해도 파격이 되지는 않는다. 四庫가 충이 되어 좋다는 것은 이런 경우에 국한될 뿐이다. 충 가운데서도 子午卯酉의 충은 2개가 서로 원수처럼 격렬하게 극을 하게 된다. 사고의 충은 土끼리 충을 하므로 동(動)할 뿐이지 극을 하는 충은 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土가 정관일 경우에는 충이 되어도 하등의 해로움이 없는 것이다.>
서락오 평주: 癸水가 辰月에 나고 戊土 정관이 투출하면 辰이 충을 당해도 파격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辰戌이 같은 土 오행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충이 되어도 정관이 파손되지 않는다는 것일 뿐이지 충이 되었기 때문에 좋아진 것은 결코 아니다. 지지의 충 가운데 寅申巳亥의 충은 가장 격렬하고 복잡하다. 왜냐하면 寅申巳亥는 오행의 생지(生地:장생하는 지지)인 까닭이다. 子午卯酉의 충은 승패가 확실하니 이는 4개 지지 모두 패지(敗地)가 아니면 왕지(旺地)인 까닭이다. 기신을 충하여 제거하면 성공이고 희신을 충하여 제거하면 실패가 된다. 사묘(四墓)의 충은 가장 영향력이 적다. 그러나 각별히 유의할 점이 있으니, 바로 인원용사(人元用事:司令하는 지장간)의 작용이다. 가령 辰月의 지장간 가운데 乙木은 청명절(淸明節)부터 시작하여 10일 동안 사령(司令)하니 乙木이 비록 여기(餘氣)이지만 오히려 지장간 가운데 가장 왕성한 것이다. 그러므로 乙木을 용신으로 삼을 수 있다. 그러므로 辰戌충이 되는 것을 소홀히 하면 아니 된다.(역자 주:辰戌충은 辰의 지장간 癸水가 戌의 지장간 丁火를 극하고 戌의 지장간 辛金이 辰의 지장간 乙木을 극하는 현상이다. 따라서 辰月의 지장간 乙木이 용신이 될 때는 辰戌충이 되면 乙木이 파손되므로 나쁘다.)
<그러므로 사묘(四墓)의 지지가 형충을 꺼리지 않는 경우는 있을 수 있겠으나 형충이 되어야 비로소 성격(成格)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 이치가 이토록 분명한데 일반 사람들이 살피지 못하고 있을 따름이다.>
서락오 평주: 사묘는 형충을 꺼리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형충이 되어야 성격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말은 가장 정확한 말이다. 이 문장에 주의를 기울이기 바란다.
제22장. 4길신(吉神)도 파격(破格)이 될 수 있음을 논함.
<재관인식(財官印食:정관,재,식신,정인)을 4길신이라 한다. 그러나 그 쓰임이 부적당하다면 역시 파격이 될 수 있다.>
서락오 평주: 관살, 재성, 인성, 식상 등은 오행이 상생 상극하는 현상을 지칭하는 대명사이다. 오행끼리 생극하는 복잡함을 간단한 술어로 표현한 것이다. 또한 강(剛)과 유(柔)의 배합을 가리킨다는 뜻도 있다. 명칭은 비록 정(正)과 편(偏)으로 갈려 있지만, 나의 수요에 부합하면 길한 것이고 수요에 부합하지 않으면 흉한 것이다. 성격이 되느냐 파격이 되느냐는 이런 희기(喜忌) 여하에 달려있는 것이지 술어의 명칭에 달려있는 것은 아니다. 상세한 것은 성패, 구응의 장을 참고하라.
<예컨대 식신대살(食神帶殺:식신격에 칠살이 있음)에서는 재성이 투출하면 해로우며 재성 때문에 파격이 된다. 봄철의 木 일간이고 왕성한 화(火)가 있다면 정관이 있는 것을 꺼린다. 즉, 정관이 있어도 파격이 되는 것이다. 식신을 써서 칠살을 제압하는 사주에 인수가 투출하면 아무 공로도 없게 되므로 인수 때문에 파격이 될 수 있다. 재왕생관(財旺生官:재격에 정관이 있음)에서는 식신이 투출하면 사주가 순수하지 못하고 잡하게 변하므로 식신 때문에 파격이 된다.>
서락오 평주: 식신대살은 식신을 용신으로 삼아 칠살을 제복하는 사주를 일컫는다. 재성이 있으면 식신이 재를 생하고 재성이 칠살을 생하므로 파격으로 변한다. 만약 칠살이 없다면 식신격은 재가 있는 것이 좋다. 봄의 木 일간이 왕성한 화를 만났다는 것은 바로 목화상관(木火傷官)을 가리킨다. 칠살을 식신으로 제압하는 사주에서 인수가 있으면 인수가 용신인 식신을 파손하므로 파격이 되는 것이다. 재왕생관의 사주에 식신이 있으면 식신이 정관을 파손하므로 역시 파격이 된다. 이상은 모두 파격이다.
<그러므로 정관을 용신으로 삼을 때 식신이 있으면 파격이 되고, 인수가 용신일 때는 재가 있으면 파격이 된다. 약을 쓰는 것에 비유하여 말하면 인삼, 복령, 황기, 백출 같은 것은 본래 좋은 약재이지만 잘못 쓰면 사람을 해칠 수가 있는 것과 같다.>
서락오 평주: 정관은 식상을 만나면 파손되고, 재는 비겁을 두려워하며, 인수는 재에 의해 파괴됨을 무서워하고, 식신은 인성의 침탈을 겁낸다. 그러나 그들끼리의 얽히고 섥힘이 복잡하며 각기 그 작용이 미묘하다. 약한 것을 생부(生扶)하면 좋고, 강한 것이 생부를 받으면 오히려 나빠진다. 쇠약한 것을 억제하면 흉하고, 왕성한 것을 억제하면 유익하다. 길흉과 희기는 오로지 수요에 합당한가에 달려 있는 것이지, 결코 육신의 명칭이 좋고 나쁜가에 달려 있는 게 아니다.
제23장. 4흉신(凶神)도 성격(成格)이 될 수 있음을 논함
<살상효인(殺傷梟刃:칠살, 상관, 편인, 양인)을 4흉신(凶神)이라 한다. 그러나 이런 것들도 배합이 적당하기만 하면 능히 성격(成格)의 요소가 될 수 있다. 가령 인수(印綬)가 뿌리가 미약한데 칠살이 투출하여 인수를 돕는다면 칠살 때문에 성격(成格)이 된다. 재성이 비겁을 만났는데 상관이 있어서 화해시키면 상관 때문에 성격이 된다. 식신대살(食神帶殺:여기서는 극설교집하여 신약한 경우)인데 편인이 쓸모가 있으면 편인 때문에 성격이 될 수도 있다. 재가 칠살을 만났을 때(신약한 경우) 양인이 있으면 재앙을 해소시키므로 양인 때문에 성격이 될 수가 있다.>
서락오 평주: 4흉신 때문에 능히 성격이 될 수 있다는 말은 칠살, 상관, 편인, 양인이 상신(相神)이 되는 경우를 말한다. 인수가 경미한데 칠살이 투출하면 칠살이 인수를 생하여 성격이 된다. 재를 비겁이 겁탈하는데 상관이 있어서 화겁(化劫)하면 능히 성격이 된다. 식신대살(食神帶殺)인데 신약하면 효신(梟神:편인)이 능히 식신을 제압하고 칠살을 화살(化殺)하므로 성격이 된다. 재격에 칠살이 있어서 신약하다면 양인이 능히 칠살과 대항하니 성격이 된다. 이처럼 수요에 합당하기만 하다면 어떤 육신이든지 모두 나를 돕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재성이 상관을 꺼리지 않고, 정관이 편인을 꺼리지 않으며, 칠살이 양인을 꺼리지 않는다. 비유하여 말하면, 창과 극은 본래 좋은 도구가 아니지만 나라를 다스림에 있어 이를 잘 활용하면 가히 반란을 평정할 수 있음과 같다.>
서락오 평주: 재성은 반드시 뿌리가 튼튼해야 하므로 식상이 생해주어야 하고, 정관은 마땅히 인수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데 편인도 인수와 같은 효력이 있으며, 겁재와 양인이 지나치게 왕성하다면 정관이든 칠살이든 가리지 않고 아무거나 있으면 좋다. 이렇게 쓸모가 있기만 하면 모두 나를 돕는 것이 될 수 있다. 어찌 명칭의 좋고 나쁨이 길흉을 좌우할 수 있겠는가?
제24장. 생극(生剋)의 선후에 따라 길흉이 달라짐을 논함
<월령의 용신을 사주에 배합하고 나면, 팔자(八字) 각각의 생극(生剋)하는 관계에 따라 길흉이 나뉘어진다. 그런데 같은 생극하는 관계일지라도 선후가 다름에 따라 길흉이 또 다시 변하니 이것이 명리의 오묘한 점이다.>
서락오 평주: 선후의 위치는 가장 중요하다. 같은 팔자라도 이곳에 있으면 길하고 저곳에 있으면 흉하며, 이곳에 있으면 용신이 되고 저곳에 있으면 쓸모가 없게 된다. 빈부, 귀천, 수요가 모두 같지 않은 것은 이 변화의 무쌍함에 기인한다. 그러므로 명확하게 규정하여 설명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다. 생극제화(生剋制化)를 본다는 것은, 정관은 상관을 꺼리고 인수는 재성을 꺼리는 것 등을 예로 들 수가 있는데 이런 원리만 알아 가지고는 부족하다. 선후의 차이를 분별해야 제대로 사주를 볼 수가 있다. 선후의 과정을 밝히면 살아 있는 법이 되는데 말로 다 설명하기 힘들다. 그리고 이를 명확히 아는 자가 몇이나 되겠는가? 배우는 이를 위하여 나의 천한 명조를 예로 들어 설명해 볼까 한다.
丙 丙 壬 丙
申 申 辰 戌
시 일 월 년
청명절이 1일 지났을 때 출생하여 월지 지장간 乙木 여기(餘氣)가 가히 용신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인수 乙木을 용신으로 삼아 화살(化殺)하여 살인상생하여야 한다. 만약 청명 후 12일이 지난 후에 출생했다면 土가 왕하여 용사(用事)하므로 乙木을 용신으로 쓸 수가 없다. 내 친척 가운데 한 사람의 사주를 놓고 비교해 보기로 한다.
壬 丙 丙 丙
辰 申 申 戌
시 일 월 년
이 사주는 나의 사주와 비슷하다. 그러나 7월에 출생했으므로 乙木이 휴수(休囚)되었으므로 인수 乙木이 용신이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재가 떼를 지어 칠살을 생조하니 내 몸을 공격함이 심하다. 그러므로 어려서 요절하였다. 이것은 많은 예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예를 들어 정관격인데 사주 천간에 재와 상관이 둘 다 투출했다고 할 때 그 앞뒤의 위치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 가령 甲木 일주가 酉月에 생하여 정관격인데 상관 丁火는 앞에 있고 戊土 재성이 뒤에 있다면 초년에는 귀할 수 없으나 만년에는 발달할 것이다. 만약 戊土가 앞에 있고 丁火가 뒤에 있다면 정관이 재성의 도움을 받아 초년에는 좋지만 만년에는 상관의 작용에 의하여 정관이 다치니 좋지 못하고 후사를 잇기 어려울 것이다.>
서락오 평주: 정관격에 상관이 있으면 재가 투출됨으로써 상관의 흉함을 해소할 수 있다. 그러나 해소할 수 있는 경우와 해소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바로 선후의 차이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원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예를 들어 명확히 설명하겠다.
戊 甲 己 丁
辰 日 酉 年
시 일 월 년
재가 왕하여 정관을 생해주고 있다. 상관의 기가 재성으로 흐르니 정관을 손상하지 못한다. 만약 재성과 상관의 위치가 다르다면 그 결과가 달라질 것이다. 아래의 예를 보라.
丁 甲 辛 戊
卯 辰 酉 年
시 일 월 년
재성이 정관을 생해주었으나 정관이 상관으로부터 극을 받으니 파격이다. 丁火와 戊土의 위치가 바뀌어도 파격을 면하지 못한다.
戊 甲 丁 辛
辰 午 酉 年
시 일 월 년
정관 辛金이 년간에 투출했으나 상관인 丁火가 개두(蓋頭)하였다. 비록 재성 戊土가 시주에 있지만 역시 상관의 흉을 해소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丁火와 辛金이 바짝 붙어 있기 때문이다.
丁 甲 己 壬
卯 辰 酉 年
시 일 월 년
상관인 丁火가 비록 시주에 있지만 정관을 손상하지 못한다. 정재 己土가 상관의 기를 흡수하고 壬水가 상관을 합거(合去)하기 때문이다. 丁火가 년에 있고 壬水가 시에 있어도 마찬가지다.
재성이 화상(化傷:상관의 기세를 변화시킴)하는 예를 위에서 들었는데 인성이 제상(制傷:상관을 극제함)하고 정관을 보호하는 경우도 그 원리는 비슷하다. 아래에 예를 든다.
丁 甲 癸 甲
卯 辰 酉 年
시 일 월 년
상관인 丁火가 인수 癸水의 극을 받아 정관을 손상하지 못한다. 만약 년간이 己土 재성이었다면 癸水 인성이 파손되어 무력하게 변하므로 상관이 정관을 파손하였을 것이다.
丁 甲 辛 癸
卯 辰 酉 年
시 일 월 년
비록 癸水 인수가 있지만 상관 丁火가 정관을 파손한다. 왜냐하면 인수와 상관이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인수가 상관을 극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상관이 먼저 정관을 손상하니 인수는 미처 정관을 구출할 틈이 없다.
<인수격인데 식신과 재성이 둘 다 투출하여 인수를 파괴하는 경우에도 선후의 차이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 가령 甲木 일주가 子水 인수를 쓰는데 己土가 앞에 있고 癸水가 뒤에 있다면 비록 부유하지는 못해도 그런대로 유복할 것이다. 만약 癸水가 앞에 있고 己土가 時에 있다면 만년이 처량할 것이다.>
서락오 평주: 월령이 인수인데 사주에 재성이 있는 경우, 무조건 불길하다고 볼 수는 없다. 소위 탐재괴인(貪財壞印:재성이 인수를 파괴하여 흉함)이라는 것은 인수가 미약하고 재성이 강력할 때 적용되는 원칙에 불과하다. 즉, 일원(日元)이 인수의 자생(滋生)을 받는 것이 절실히 필요한데 재가 인수를 파괴하는 동시에 비겁의 구응(救應)이 없어서 인수를 보호하지 못하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는 원리인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재를 논한 절(節)의 재와 인의 병용에 대한 설명을 참고하라. 선후의 구별에 대한 원리는 시(時)가 귀숙(歸宿:돌아가 쉼)하는 곳인데서 연유한다. 희신(喜神)이 시에서 생왕(生旺)하면 만년이 유복하고 기신(忌神)이 시에서 생왕하다면 만년이 처량할 것이다. 그러므로 甲木 일간이 子水의 인수를 용신으로 삼는데 己土가 앞에 있고 癸水가 뒤에 있다면 비록 재성이 인수를 파손함은 있지만 결국은 인수의 생조를 얻게 된다. 만약 癸水가 앞에 있고 己土가 시에 있다면 인수가 단결했다고는 해도 끝내는 재성에 의해서 파손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간단하게 볼 것이 아니고 역시 사주의 배합을 잘 살펴 보아야 한다. 아래에 예를 든다.
乙 丙 戊 庚
未 申 寅 申
시 일 월 년
절강성의 어느 부잣집 아들의 사주이다. 재가 인수를 파괴하는 사주이다. 비록 인수 乙木이 시에 있어서 재성은 앞에 있고 인수가 뒤에 있어 좋아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 보면 그렇지 않다. 乙庚合하여 재성인 金으로 化한 데다가 金이 申에서 기운을 얻는 까닭이다. 그러므로 중년까지는 약간 발전이 있겠지만 다시 재의 운이 도래할 때 반드시 나쁜 일이 생길 것이다.
<식신격에 효신(편인)과 재가 둘 다 투출한 경우에도 어느 것이 앞에 있고 어느 것이 뒤에 있는가에 따라 길흉이 달라질 것이다. 가령 壬水 일주가 甲木 식신을 쓰는데 편인 庚金이 앞에 있고 편재 丙火가 뒤에 있다면 만년이 반드시 형통할 것이다. 부유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귀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편재 丙火가 앞에 있고 편인 庚金이 뒤에 있다면 만년이 반드시 처량할 것임은 물론이려니와 부유하지도 귀하지도 못할 것이다.>
서락오 평주: 식상생재격(食傷生財格)에서는 효신이 탈식(奪食:식신을 편인이 파괴함)하거나 제상(制傷:상관을 극제함)하는 것을 꺼리며 이 경우에 편인은 병(病神)이 된다. 만약 편인이 앞에 있고 식상이 뒤에 있다면 이는 편인이 일주를 생하고 왕성해진 일주가 시에 있는 식상에 설기하는 것이니 오히려 좋다. 이는 인수가 왕성하여 식상을 용신으로 쓰는 것과 같은 좋은 작용을 하기 때문인데 이렇게 되면 부귀한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본서의 인용식상(印用食傷:인수격에 식상이 용신)의 절(節)을 참고하라. 무릇 식상격은 재운으로 가는 것이 좋으니 이는 재가 능히 정인과 편인을 제압하여 식상을 보호하는 까닭이다. 만약 재가 없으면 병이 들었는데 약이 없는 형상이다. 예컨대,
甲 壬 戊 庚
辰 子 寅 申
시 일 월 년
효신이 탈식하는데 재가 없어서 구응하지 못한다. 운이 좋을 때 약간의 발전은 있지만 사주 원국에 재가 없으니 큰 발달은 없다. 申 대운에 효신 庚金이 득지(得地:지지에 통근함)하니 재앙을 면키 어렵다. [적천수] 제4권 진가(眞假)에 관한 설명을 참고하라. 이 사주는 원국에 재가 없음이 병이니 만약 丙火 재가 앞에 있고 편인 庚金이 시에 있다면 초년에는 발달하다가 끝내는 불발이니 부귀를 누리기 힘들 것이다. 다음은 어떤 여자의 명조이다.
己 乙 壬 丁
卯 卯 寅 未
시 일 월 년
일주 乙木이 신왕하니 丁火로 설기함이 좋으니 丁火가 용신이 된다. 그런데 壬水가 丁火를 합거하니, 壬水는 병이 되고 壬水를 제압하는 己土가 약이 된다. 애석한 것은 丁壬合하여 木으로 화한 것이다. 壬水가 합거되어 水의 작용을 못하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丁火까지 합거되므로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였다. 용신 丁火가 년간에 있는데 손상을 입으니 빈한한 가정에서 출생하였다. 그런데 己土 약신이 시에서 구원해주니 남편을 도와 집안을 일으켰고 자손이 번창하였다. 대운이 南方으로 향하여 용신 丁火가 득지하니 오래도록 행복하였다. 남자의 사주라 해도 역시 같았을 것이다. [적천수징의] 제6권 여명장(女命章)을 참고하라.
<칠살격인데 재와 식신이 둘 다 투출하면 이 역시 선후에 따라 길흉이 달라진다. 가령 己土 일주가 卯月에 출생했는데 癸水 편재가 앞에 있고 辛金 식신이 뒤에 있다면 비록 재성이 칠살을 돕는 결함은 있지만 뒤에 있는 식신이 칠살을 제압하므로 대귀할 수 있다. 만약 식신 辛金이 앞에 있고 癸水 재성이 시에 있다면 비록 식신이 칠살을 제압한다고 하지만 재성이 식신의 기운을 흡수하여 결국에는 칠살을 돕게 되므로 귀할 수는 있어도 끝내는 만년이 처량하고 수명도 길지 않을 것이다.>
서락오 평주: 칠살격에서 칠살을 제복하는 식신을 쓰는 경우, 식신이 용신이 된다. 재가 투출하면 파격이 된다. 그러나 선후의 차이에 의하여 파격이 될 수도 있고 파격을 면할 수도 있다. 아래에 예를 든다.
辛 己 乙 癸
未 日 卯 年
시 일 월 년
비록 癸水 재성이 왕성한 乙木 칠살을 생조하지만 시에 식신이 있어 제살하니 부귀할 수 있다.
辛 己 癸 壬
未 日 卯 年
시 일 월 년
재가 앞에 있고 식신이 뒤에 있는 것은 앞의 예와 같다. 하지만 이 경우는 식신이 재를 생하느라고 칠살을 극하지 못하고 또 식신의 생조를 받아 강력해진 재가 칠살을 생조하여 칠살이 더욱 강해지니 파격이다.
식신이 앞에 있고 재가 뒤에 있는 격국은 더욱 판별이 어렵다. 아래에 예를 든다.
癸 己 辛 丙
酉 亥 卯 年
시 일 월 년
인수 丙火가 辛金 식신을 합거(合去)하고 酉金은 水의 재를 생해주니 칠살이 재의 도움을 받아 날뛰고 있는데도 구응하는 것이 없다. 이것은 식신제살격의 경우인데, 다음에 예를 드는 인수로 화살(化殺)하는 경우에도 이런 원리는 동일하게 적용된다.
丁 己 乙 癸
卯 日 卯 年
시 일 월 년
칠살격인데 식신이 없으니 부득이 편인 丁火를 용신으로 삼아 화살(化殺)하여야 한다. 년간의 癸水 편재가 시간의 丁火 편인을 거리도 멀고 칠살을 생하느라고 丁火를 극할 수 없으니 용신인 편인이 손상되지 않았다. 비록 칠살이 강력하지만 편인이 가히 칠살을 교화할 수 있다. 만약 년간에 丁火가 있고 癸卯月이었다면 재성 癸水가 丁火를 극하면서 칠살을 돕게 되니 흉했을 것이다. 또는 甲己年인데 丁卯月 癸酉時라면 역시 재가 인을 파괴하고 칠살을 도우니 흉하게 된다.
<기타의 경우도 이런 원리로 유추하면 길흉을 가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戊 丙 甲 癸
時 日 寅 年
시 일 월 년
이런 경우에는 정관 癸水가 편인 甲木을 생하고 戊癸合이 성립되지 않아 戊土가 능히 일주의 기운을 설기하니 좋다. 戊土가 甲木을 뛰어넘어 癸水와 합하는 것은 불가능하니 대귀할 수 있다. 만약 년월에 戊癸가 붙어 있고 시에 甲木이 있었다면, 또는 甲年 癸月 戊時라면 戊癸合이 되어 격국이 완전히 파격이 되었을 것이다.>
서락오 평주: 이 문장 역시 위치의 특수함에 대해 논한 것이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더욱 분명하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戊 丙 甲 癸
時 日 寅 年
시 일 월 년
정관 癸水가 능히 편인 甲木을 생한다. 戊土는 甲木을 뛰어 넘어 癸水와 합할 수 없다. 甲木이 중간에서 방해하므로 戊癸合이 성립되지 못하므로 정관과 식신은 고유의 작용을 하므로 좋다. 다음의 두 가지 예를 보고 비교하기 바란다. 아래의 두 가지 예는 戊癸合이 성립되는데 그 이유는 甲木이 그 사이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파격이 되고 말았다.
예1)
甲 丙 戊 癸
午 日 午 年
시 일 월 년
예2)
戊 丙 癸 甲
時 日 酉 年
시 일 월 년
<丙火 일주가 월주가 辛酉月에 났는데 年에 癸水가 있고 시에 己土 상관이 있다면 재가 정관과 상관 사이에 있으므로 상관이 정관을 극하는 힘이 소실되어 소귀(小貴)할 수 있다. 만약 정관과 상관 사이에 재성 辛金이 없다면 己土 상관이 癸水 정관을 파손하니 영락없는 파격이 된다.>
서락오 평주: 이 문장 역시 위치가 앞뒤에 있는 차이를 밝힌 것이다. 아래에 이에 합당한 예를 든다.
己 丙 辛 癸
時 日 酉 年
시 일 월 년
일원 丙火에게는 癸水가 정관이 되고 己土가 상관이 된다. 정관과 상관 사이에 辛金 재성이 있으니, 상관이 재를 생하고 재가 관을 생하게 되어 부귀할 수 있다.
辛 丙 癸 己
時 日 酉 年
시 일 월 년
재성인 辛金이 상관의 기운을 흡수하지 못하니 상관 己土가 옆에 바짝 붙어서 직접 정관을 파손한다. 따라서 격국이 여지없이 파격이 되었다. 癸水가 年에 있고 己土가 月에 있어도 파격이 된다.
<辛金이 申月에 생하고 년주에 壬水 상관이 있고 월주에 戊土 인수가 있으면서 시주에 丙火 정관이 있다면,
丙 辛 戊 壬
시 일 월 년
정인 戊土를 사이에 두고 멀리 떨어져 있는 壬水 상관은 정관 丙火를 극할 수 없으니 두려울 것이 없다. 그러므로 이런 격국은 귀할 수 있다. 만약 년주에 정관 丙火가 있고 월주에 상관 壬水가 있으면서 시주에 戊土가 있다면, 또는 년주에 戊土 정인이 있고 월주에 정관 丙火가 있으면서 시주에 壬水 상관이 있다면, 壬水가 능히 丙火를 극하므로 귀할 수 없다.>
서락오 평주: 辛金 일주가 시주에 丙火 정관이 있는데 정관이 용신이라면 壬水 상관은 병이 된다. 이럴 때는 상관을 극하는 정인 戊土가 구응(救應)의 신(神)이 되고 약이 된다. 아래에 예를 든다.
丙 辛 戊 壬
時 日 申 年
시 일 월 년
정관 丙火와 상관 壬水 사이에 戊土 정인이 있으니 상관 壬水는 감히 정관 丙火를 파손할 수 없다.
戊 辛 壬 丙
時 日 辰 年
시 일 월 년
정인 戊土가 시주에 있고 정관 丙火와 상관 壬水가 옆에 붙어 있으니 정관이 손상을 입는다.
壬 辛 丙 戊
時 日 辰 年
시 일 월 년
상관 壬水가 직접 가까이에 있는 정관 丙火를 극하고 정인 戊土는 정관을 보호할 수 없다.
위의 사주들은 정관을 예로 든 것이다. 나머지도 같은 원리로 분석하면 되니, 인성은 재성에 의하여 파괴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재성은 비겁에 의해 파괴되는 것을 두려워하며, 식상은 정인과 편인에 의해서 파괴되는 것을 꺼린다. 모두 그 원리는 같으니 구응의 원리도 위의 예를 보고 유추하면 된다.
<이와같은 예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고 그 가운데의 길흉을 세밀히 논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 원리를 심사숙고하여 잘 응용하면 이치가 드러날 것이다.>
서락오 평주: 본편에서는 생극의 선후에 따라 길흉이 달라지는 것을 천간을 위주로 설명하였다. 그러나 지지의 작용도 중요하며 심지어는 천간의 생극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아래에 예를 든다.
丙 丁 甲 癸
午 卯 子 酉
시 일 월 년
子午卯酉가 다 있으니 4개의 지지가 모두 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나 이 명조는 비단 충이 성립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4개의 지지가 서로 돕고 있다. 즉, 卯木와 酉金의 사이에 子水가 있고, 子水와 午火의 사이에 卯木이 있으니 金水木火가 순서대로 상생하고 있다. 이 명조는 인성을 용신으로 삼아 화살(化殺)하여야 한다. 水가 金과 木의 사이에서 인화(引化:통관)하여 용신인 인성이 손상되지 않으니 충이 되는 것 같아도 충이 아니다.
戊 戊 丁 辛
午 子 酉 卯
시 일 월 년
이 명조는 토금상관격(土金傷官格)에 인수 丁火가 용신이다. 그런데 卯酉충이 되어 정관 卯木이 인수 丁火와 午火를 생하지 못하고 子午충이 되니 재의 충을 받아서 용신인 인성 丁火의 뿌리(午火)가 뽑혔다. 지지에서 木火가 충을 당하니 천간의 火土 역시 허탈하다. 그러므로 평생동안 뜻을 펴지 못하였다. 그러나 충극(庶剋)이 되어 오히려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 아래의 청나라 때 건륭 황제의 사주가 그러하다.
丙 庚 丁 辛
子 午 酉 卯
시 일 월 년
양인격이다. 칠살 丙火를 용신으로 삼아 양인을 제압해야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가을에 난 金 일주이지만 인성이 없으니 왕(旺)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런데 관살은 지지의 卯木과 午火에 뿌리박고 너무 지나치게 양인을 제압하는 게 탈이다. 묘한 것은 卯酉충이 되어 卯木이 火를 생하지 못하고 子午충이 되어 午火가 酉金을 파괴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므로 丙丁火의 관살이 지지에서 뿌리박지 못하게 되어 일주를 지나치게 억제하기는 힘들게 되어 결국에는 중화(中和)를 얻었으니 현묘하고 특이하다 하겠다.
위에서는 간단히 子午卯酉의 충을 예로 들었는데 회합(會合)의 선후에 따라 그 길흉이 변하는 경우도 있고, 충도 되지 않고 합도 되지 않으면서 다만 선후의 차이에 따라 길흉이 갈리는 경우도 있어서 그 작용이 매우 복잡하니 학자들은 익숙하게 연습해야 비로소 올바른 깨달음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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