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글] 太極, 陰陽, 五行이란
무엇인가?
六壬을 공부하는 데는 천기의 작용을 알아야 하고 그 정체는 무엇이며
어떤 과정으로 전래되었는가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긴요합니다.그러므로 저는 이것들에 대해 일괄하여 설명해
보겠습니다.
잘 읽고 잘 들어 六壬을 운용하게 되는 천기를 확실하게 인식해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고대 원시인들은 인지의 미개발로 인하여 삶의 형태와 방식이 미개하였고, 자연과 본능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당시
인간들에 있어서의 자연은 인간에 대한 시혜적 대상이기 보다는 인간을 지배하고 위협하는 존재였습니다. 인간들은 자연의 거대한 위력 앞에
무력적이면서도 본능에 의한 종족의 번식을 꾀했고, 우생적 자손들에 의해 자연과의 타협을 시도하게 되었습니다.
자연은 어느 절대적인
힘을 가진 전능자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고, 그는 인간으로서는 불가지한 어떤 필요에 의해 비로 홍수를 만들고, 눈으로 만상을 얼어 붙게 하며,
가뭄을 내서 사방을 메마르게 하여 인간을 사랑하고 거역하는 인간에게는 벌을 주기 때문에, 이러한 목적을 가진 절대자의 노를 풀고, 나아가 그
뜻을 미리 알아서 인간에게 닥치는 재앙을 면해 보자는 소박한 생각을 하기네 이르러, 그 방법을 찾는데 부단한 노력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간들은 마침내, 절대자는 하늘에 있고, 하늘은 황천, 창천, 상천 등일 것이며, 그 절대자의 이름은 천제, 상제,
옥황상제 등일 것이라고 짐작하여 하늘에 인격을 부여하게 됩니다. 또한, 일월성신과 산천구릉과 풍설뇌전 등의 자연현상에도 정령이 있는 것으로
이해하여, 이 신들에 대해서도 숭배하고 제사하였으며, 더 나아가 인간에게도 영혼이라는 것이 있어 불멸한다고 믿고 자기조상은 물론, 공이 많고
덕이 높은 사람의 영혼까지 사모하는 믿음을 갖기에 이르지요. 이후 인간의 인지는 계속 발달하고, 인간의 삶을 간섭하고 주관하는 절대 신에 대해
사변적이고 논리적인 원리를 적용하여 해석하기 시작하게 되는데, 이는 원시적 신앙 또는 신의 개념에서 신학적 또는 형이상학적 우주론의 단계로
발전하게 됩니다.
신은 언제부터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며, 어떤 방법에 의해 만유를 생성케 하는가 하는 의문에 대한 구명을
시도하게 된 것이지요. 이 단계는 중국 춘춘전국시대에 나타나게 되는 사상으로서, 특히 노자의 무사상이 그것이며, 이 때 비로서 철학적 우주론,
즉 본체의 형성되어 후대사상에 그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노자는,
인법지, 지법천, 천법도, 도법자연야 라 하여, 사람은 땅의 법칙에 따라 살고, 땅은 하늘의 법칙에 따라 움직이고, 하늘은 도의 법칙에 의해
존재하며, 도는 곧 자연이다,라고 우주의 체를 밝히고, 그 생성 원리에 대해서는 도는 일을 낳고, 일은 이를 낳고, 이는 삼을 낳고, 삼은 곧
만물을 낳는다,라고 하여 우주만물은 陰陽과 충기에 의해 조화된다고 보는 한편 만물이 극진하면 무로 돌아가며, 이 대법칙은 절대로 깨트려질 수
없는 것이라면서 자연 그 자체에 절대가치, 즉 신성을 부여했습니다.
도가는 당시, 몰락한 주대의 문물이 지닌 허위성과 형식성을
직시하고 반문명적 인식을 가지면서 나타났습니다. 즉 주대사상과 문물의 주축을 이뤘던 인의예법 등이 형식화 되므로써 자연히 그 중심 개념들이
인간의 천진한 자연성을 구속하는 질곡이 되어 버렸습니다. 도가는 이것을 주나라의 몰락 원인으로 보고 그 질곡을 타파하려는 반형식적 탈가치
의식으로 출발한 것이었습니다.
일체의 인위조작이나 관념체계등 사실의 본질을 해치는 것에 대한 철저한 요해를
통해서 어떻게 인위조작을 소화하고 자유자재 하는 자아 해탈상태, 무위 자연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지요.
(1) 이 시대에 노자와 더불어 크게 활약한 사학의 진인들로는 낙녹자가 있었고, 소위
합종연행으로 유명한 소진과 장의의 스승인 귀곡자가 있었는데, 낙녹자는 원리소식부를 지었고, 귀곡자는 천명록을 지어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한편
노자보다 연하로서 노자와 동시대의 인물이었던 공자는, 천을 어디까지나 인격적 주제천으로 보고, 이 천도는 자연현상의 원리이며, 인도의 근원이
되는 것으로 인식하였는데, 노자가 유물의 생성 이전을 구명하려 했다면, 공자는 사는 것을 모르는데 어찌 죽음을 알며, 사람의 일을 모르는데 어찌
귀신의 일을 알겠느냐(미지생 언지사, 불능사인 언능사귀라 하며 유물의 생성 이후에 비중을 둠으로써 형이상학적 우주론이 결핍되게 되었는데,
그로부터 200여년 후 송대 주자가 천을 주제자로서의 종교의적 천과, 창창자로서의 과학의적 천, 그리고 훈리자로서의 철학의적 천으로 분류하고,
이중 훈리자로서의 천, 즉 이법적 천으로 분류하고, 이중 훈리자로서의 천, 즉 이법적 천의 개념을, 고대로부터 내려오던 陰陽, 五行 사상과
합화하여 이기설로의 太極사상을 정립하여 집대 시킬 때 까지는 교의적 열세를 불면하게
됩니다.
주자는 그의 太極도설에서, 무극 - 太極 - 陰陽 - 五行 - 만물의 순서로 우주의 생성원리를 해명 한데 비해, 동시대의 소강절은 우주의 이상적 구현이
太極 - 양의 - 사상 - 팔괘 - 만물화육의 순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한 사람 장횡거는 우주는 태허이고, 태허에서 陰陽으로,
陰陽은 다시 기로 환원되어 제물이 유좌한다고 논하므로써, 이 3가지 이론은 후대 학자들의 논쟁을 야기시키게 됩니다.
(2) 노자이후
전말 때 이름을 떨친 사학의 장로들로는 동중서, 사마이, 동방삭, 엄군평, 장자방, 추연 등이 있었습니다. 동중서는 천인응설로 陰陽五行을
신격화시켰고 추연은 陰陽五行설의 골격을 입성시켰습니다. 그러면 太極이란 무엇일까요? 太極이란, 모든 만물을 존재하게 하는 근본 생성 원리이자 그
기초적 단위입니다. 太極의 태자는 크다, 또는 맨 처음이라는 뜻이요, 극자는 지극하다, 궁진하다, 또는 존재세계의 분기점을 의미하며,
더없이 크고, 더 이상 갈수 없는 기맥의 극치로서, 천지가 나누어지기 전의 원기혼일 상태임과 동시에 시와 종이 성립되어지지 않은 잠재적
실체입니다.
이 太極은 이와 기로 충만 되어져 있으며, 이 또는 기의 역동에 의해 음과 양이 운행하게 되고, 양이 극하면 음이 되고 음이 진하면 양이
되어 이 陰陽의 동태에 따라 제물현상은 비로소 구체적인 대소와 명암과 자웅과 내외 등으로 구분되어지는 것입니다.
이처럼 만물의
근원이 되는 상반된 성질을 가진 陰陽 사상은 고대로부터 내려온 것인데, 선진시대 때 까지는 이 陰陽 양위로서 만물을 해명하는 철학이
일반이었다가, 진 말과 한대에 이르러 다시 五行 사상과 합치되어 陰陽 五行화가 되었고, 10간 12지를 결합하여 천문 지리 역보등 술수학의 기초
이론을 정립시키게 되며 陰陽五行 사상은 이때부터 더욱 복잡한 이론으로 전개되기 시작합니다.
五行은,
만물을 생성하고 만상을 변화시키는 다섯 가지 원소인 목, 화, 토, 금, 수를 이르는 것이고, 이 다섯 가지 질료는 우주공간에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므로 행자를 써서 五行이라 말하는 것이며, 만물의 구성요소로 인식되는 기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 五行의 기원에 대하여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五行의 이름이 처음 나온 것은 서경의 감서이나, 그 보다 앞서 우공에 육부공수란 말이 있는데, 육부란 五行에 곡을
하나 더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五行에 대한 상세한 것은 홈범에 있습니다. 이 홍범은 중국 하은주 삼대 왕조 사상의 총괄로서, 주의 무왕이
천하를 통일한 후 은의 현공자였던 기자에게 도를 물음에, 그는 대우로부터 전해온 홍범구주로서 대답하였다고 하는데 구주란 천도, 지도, 인도의
삼재지도를 9개의 범주로 묶어 요약한 것인바 그중 목, 화, 토, 금, 수 五行이 설해져 있었다고 알려져 옵니다.
五行사상은,
상고시대에는 일반생활의 필수 질재로 여겼다가 점점 유형 무형적인 모든 사물의 근본으로 취급되어 졌으며, 물질 구서의 궁극 요소로 보게 됩니다.
좌전에는, 이미 五行을 오성(궁,상,각,치,우)와 오색(청,황,적,백,흑), 오미(신, 산, 함, 고, 감)에 배당시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陰陽 五行을 실재적으로 인사에 적용하여 사용한 것은 전국시대 말
추연으로 부터 인데, 추연은 五行은 수, 화, 금, 목, 토의 순으로 상극하여 이김으로서 물사를 이룬다는 상극설을
주장하고, 그의 저서 오덕종시편에서 하은주를 각각 목, 금, 화의 순으로 보아 금 극 목, 화 극 금의 원리로 앞 조정을 뒷 조정이 극하므로
나라의 응천을 가져왔고, 주나라는 화이므로 수의 극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언했던
것입니다.
이 五行 상극설은 한초에 유향의 五行 상생설 즉 목, 화, 토, 금, 수의 순서로 서로 상생하므로서 현상의 존재는 항변된다는 주장과 함께, 앞으로
기술할 이기론의 근본 원리가 됩니다.
(3) 이 한대에 유명했던 사학의 인물로는 유향, 관로, 진유곽, 박북제, 유위정, 정현 등이
있었습니다. 앞서 잠깐 언급하였듯이, 장횡거는 모든 현상이 구체적이고 개개물질로 생성되었다가 소멸되는 것을 기의 응집과 소산의 작용으로
착안하였으나 종류가 달라지는 종원에 대해서는 규명하지 못했습니다.
자료적인 기에서 어찌하여 천차만별한 다양태가 산출되는지 그 이유를 밝히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 문제는 송대에 와서야 주자에 의한 太極도설로서 해명되기 시작했는데, 太極의 상위 개념으로서
무극에 의해 우주의 실체를 밝히려 했던 주자의 우주론을 이어받은 정자와 주자(희는 여기서 리를 착안하여 이기 이원설을 정립, 집대시킴으로서
만유종별의 문제를 규명하게 됩니다.
정자, 주자에 의하면, 우주는 기 뿐만 아니라
리의 산물이라는 것이지요. 기의 응결이 서로 다른 리를 따라 상이한 방법에 의한 상이한 물질로 생성된다는 것인데, 이 리는 개개물상에 선행된다는
것입니다. 만물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어떤 물체이든지 그 물체 속에 어떤 원리가 현실적으로 공존 내재해 있으며 이론상으로는 이것은 초월 선재한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어떤 사물이 존재하면 그 사물에는 반드시 어떤 원리가
존재하며, 그 원리를 따라 그 원리가 상응하는 구체물이 생성된다는 것이지요.
정, 주는 이 원리를 리라고 하고, 그 사물은 기라고 칭하였는데, 리는 형이상학적인 도체를 보고, 기는 형이하학적인 기물로
보았습니다.
다시 말해서, 우주는 근원적으로 리에 의해 생겨났다는 것이고, 그 근본적인 리가 다름아닌 太極인 것이며, 이 太極이 곧
천명 또는 천이라는 것이지요. 이상적 존재를 가능하게 하는 우주물질의 질료가 물론 기이지만 그 기는 생명성을 갖는다는 것이고, 그 기 생멸의
원리, 원인이 곧 리라는 것입니다. 즉 우주 발생을 주리적으로 이해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생멸하는 기의 존재를 소급하면 원시적 기인 일원 일기가
있게 되고, 그 원시적 기의 생성 역시 리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이며, 그 원시적 기가 곧 陰陽이고, 그 陰陽의 생성원인으로서의 리가 결국
太極이라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정, 주의 이기 이원설에는 陰陽五行과 太極이 근원을 이루고 있는데, 陰陽五行과 太極이 서로 상통융화하여 우주론적 체용 사상으로
발전되고, 이 시대의 철학자들, 즉 주렴계(무극이太極, 소강절(무위지본야), 장횡거(일물양체기야) 신덕수(만물일원자만리통회지명,
진북계(지중지정지정지수지신지묘지의지의, 임천오씨(시종일반무증무멸무분무합, 진이희, 장천사, 이순풍, 마의선 등과, 이외 왕충,
서자평(연해자평), 양웅, 회남자(천문훈) 등 모두가 기를 우주의 본체 또는 본질로 파악하되 다만 리와 기의 선후 상하를 두고 주장을 달리하면서
그 쟁론이 명대 청대로 이어지고, 우리나라 성리학자 및 기학자들, 즉 화담, 퇴계, 율곡, 회제, 토정, 다산, 망기당, 고봉, 추만, 양재,
만해, 정암, 녹문, 남사고, 북창 등에게 까지 파급되게 됩니다.
(4) 이 시대에 진이회는 자미두수를 지었고, 소강절은 매화역수를
지었으며, 또 이 두사람은 공동으로 하락이수를 저술하였습니다. 한편 마의선은 마의상법을 지은 것으로 유명하지요. 이때, 서자평은 당대
이허중의 명리설을 집대하여 출생일의 천간을 위주로 한 간명법을 정립시킴으로써 비로소 사주 명리학의 체계가 완성되었고, 그는 명리학의 종주가
되었습니다. 그의 저서로는 연해자평이 유명한 것은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실겁니다. 그렇다면 기의 소질인 太極을 논증한 주역은 어떤 것인가? 이것도
한번 짚고 넘어가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전해져 오는 역의 유래는 이렇습니다. 사마천의 사기와 반고의
한서에 의하면, 태호복희가 8괘를 그리고, 문왕이 중괘를 그려 64괘로 만들고 괘사를 지었으며, 주공은 384효에 대한 효사를 지음으로써 주역의
경문이 이루어졌는데, 공자가 다시 10익을 지어 달아 역의 경론을 완성하였다고 전해져 옵니다.
그러나 송대 구양수는 공자의 10익을
무인하고, 앞서 말씀 드린 바와 같이 진, 한대의 유학자들이 그때까지 열세에 놓여 있던 유가의 우주론적 생성론을 보완하기 위하여 도가와
陰陽가들의 이론을 섭취, 응용 서술한 것이라고 주장하여 이설을 낳았고, 역도 하 때는 연산역, 은 때는 귀장역이 있었으며, 주 때 다시 조합된
것이라 하여 상고에 이미 역리에 관한 서적이 있었다는 것을 밝히고 있습니다.
한대 정현은 역에는 간역, 변역, 불역의 3가지
대의가 있음을 정리했는데, 우주삼라만상은 변화가 무궁하여 잠시도 정지함이 없이 움직이므로 변역 하는 것이요, 변하는 중에도 일정한 법칙이 있어
그 법칙은 불역하는 것이요, 변하고 불변하는 것이 매우 복잡다단한 것 같으나 그 원리는 간단 용이한 것이므로 간역이라 한다고 부연해 놓고
있습니다. 주역 계사전에 의하면, 옛날 복희씨가 왕으로서 천상지법 및 자연 현상을 관찰하고 멀리는 외물에서 취하고 가까이는 사람의 몸에서 취해
8괘를 만들어 그것으로 신명의 덕을 얻어 만물의 실상을 분류하였다고 합니다.
8괘란, 천지 만물을 8개의 범주로 요약시킨 것인데, 건,태, 이, 진, 손,
감, 간, 곤으로 나누어 표시하며, 이것을 인신 하여 연역시킴으로써 미래사를 추수예지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역이란 현재의 입장에서 취해야
하는 행동규범을 제시해 주는 점서가 그 본래의 목적이 됩니다. 즉 역은 대소와 강유와 陰陽 양의를 세워 그 왕래 소장으로서 길흉을 판단하려는
것이고, 8괘로서 삼라만상을 해명하여 인간의 화복은 물론 처세 육도까지 수화하며, 나아가 위정자의 통치윤리까지 장설하므로서, 주역은
제왕지학으로까지 존숭되기도 하였지요.
그런데, 장이천은 주자의 문하에서 수학하고, 陰陽기화로서 리의 실재를 확립하여 이기설을 창안한
사람인바 주역의 해석에 있어 도덕과 경제적 측면의 군자의를 강조한 반면 주자는 당대의 분분한 제설을 이기설로 집대한 역할을 해냄으로서 주자학을
일으킨 장본인인데, 주역은 본래 점서이므로, 어디까지나 점서가 중점 되어져야 한다고 주장, 점의적인 해설을 가하여, 이때부터 주역은 이천역전과
주자번의, 두 갈래로 계승되어지게 됩니다.
이후 육조 시대에는 노장 사상이 풍미하게 됩니다. 노장의 본체론은 엄밀한 의미에서 유가나 陰陽가와는 다르다고는 하나 도체로서는 서로 상통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陰陽五行 사상을 체용의 근간으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에서 말하는 성은 유에서의 신이요, 도에서 말하는 명은
명리학에서의 기인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명리라는 것은 사주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五行術의 총칭이 됩니다.
여기에서
한가지를 더 살피고 가겠습니다.
주나라 장왕 9년 4월초8일에 항성이 보이지
않더니, 하늘에서 성운이 비오듯 쏟아지는 광경이 벌어졌는데, 이때 석씨가 인도에서 태어났던 것입니다. 이 석씨가 성도하여 진시황제때 불고가
들어와 점차 중국에 동화 되므로써 수, 당에 이르러 중국 불교의 완성을 보게 되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천태, 화엄, 선이고, 이 삼종은 유와
도, 이교를 가미하여 종합한 형태가 되었으며, 이로서 중국 철학, 또는 동양 삼국의 철학 내지 사상은 도, 유, 불 삼교의 합종 기운을 포함하게
됩니다.
불이란 도에서의 자연이고, 불에서의 심이란 유에서의 의이며, 불의 성이란 유에서의 심이고, 도에서의 무위입니다.
(5) 이 당대에 사학의
권위자로서 원천강, 일행선사, 이필, 이허중 등이 크게 활약했는데, 일행선사는 성역서를 지었고, 풍수사로 유명한 우리나라 도선의 스승이기도
합니다. 도선은 일행으로부터 陰陽術과 풍수지리를 전수받았으며, 이허중은 당시까지 사람의 출생년을 위주로한 간명법 오성술류를 배제하고 연월일시의
생극제화와 왕상휴수와 陰陽통변으로서 인간의 길흉화복을 결단하는 옥정결을 지어내고 명리설을 주장하여 명리학의 시원이 되었고, 이는 후대 송의
서자평에 의해 가다듬어지게 되었던 것인데 이때부터 고도한 五行學이 완성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도 불을 섭취한 신유학은 이학을
송대의 대표적인 학문으로 발전시킨 다음 육상선에 의해 심학이 대두되고, 명대에 와서 왕양명에 의해 심학이 성해지게 되어 신유학의 극치를 이루게
됩니다. 그러면 명대의 대표적 학문인 심학이란 무엇일까요?
주자와 쌍벽을 이루었던 당대의 상산은 주자와 이천과 주자로 이어지는 이기
이원론에 대한 회의를 품고 본체와 이상을 심 즉 리 일원의 입장에서 파악,
우주간에 있어 일리의 존재만을 긍정함으로써 심이 곧 리이며 천하지공리는 오인지심에 모두 구유되어 있는 것이므로, 나의 마음은 우주에 충만 되고,
그렇게 되면 나의 마음과 우주는 합일되어 여물, 무간, 여물동체, 즉 나와 이상과의 간격이 없어져 현상과 내가 한 통속이 된다는 것인데, 이를
선립평기대자라 하여 주자와 격렬한 논쟁을 일으켰습니다.
또한 그는 太極만이 형이상자가 아니라 陰陽 역시 형이상자인 만큼 太極과
陰陽이 결코 개별적인 것이 아니고, 도를 떠나서 이상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이상을 떠나서 도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에 도역기, 기역도요,
陰陽이 太極이요, 심은 곧 우주만물과 상통된 나의 가운데에서 작용하므로, 그것은 바로 리이며, 리는 구분이 없어 하나이다라고 주장했던
것입니다.
상산의 심즉이념이 양자호에 이르러서는 극단적인 유심록으로 까지
발전하였고, 다시 원의 오초노와 정사산에 이르러서는 차츰 이기합론으로 접근하기 시작했으며, 다시 명대 왕양여에
와서는 완전히 이기합일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사람이 그 자신 속에 본성이 있는 줄은 알면서도 그 근원은 하늘로부터 비롯됨을
알지 못하고, 또 어떤 사물에 그 도리가 있는 줄은 알면서도 그것이 내
스스로에 갖추어져 있는 것임을 알지 못한다는 사고에서 출발한 양명의 이기합일, 혹은 심리합일도, 근본적으로 상산의 심즉이설 위에 이룩된
것으로서, 양명은 우주의 본체 문제보다는 심리 문제 내지는 인식문제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그는 陰陽을 일기로 보고 일기의 굴신은 陰陽으로 보며,
동정을 일리로 보고, 일기 속에 내재되어 있는 일리의 은현을 동정으로 보았습니다.
어디까지나 우주의 본원자는 일기이고, 일기의 묘용
무식이 동 혹은 양지생이며 일기의 상체주역이 정, 혹은 음지생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주의 일체 존재는 일기 일리를 떠나서 존재할 수 없음은
물론, 일체의 존재는 다시 그 본질적인 면에서 상통되는 것이므로 여기에 심이 개입된다는 것입니다.
어떤 이론이든 현상을 떠나 존재할 수 없으므로, 현상자체의 순순 본연성 및 본체상에서 전개되는 어떤 이론도 용납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며, 도가의
무와 불가의 공도, 우주 본래의 진면목이라 하여 긍정하는 입장에 섰었던 것입니다. 일체 만물을 심의 발용유행 속에 포섭시켜, 일기와 일리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우주전체를 하나의 성체로 인식하고 이 성체는 이기의 혼연일체로서, 그것이 본래부터 나에게 구비되어 있다고 하여 나의 심리만
추구해 궁극에 이르면 모든 리는 구명된다는 주장인 것입니다.
(6) 이러한 명대사상을 배경으로 장남은 명리정종을 짓고, 만유오가
삼명통회를 지었으며, 유백온은 적천수를 지었는데 이 저술은 청대 임철초에 의해 적천수천미로 증주되어 세상에 크게 알려지게 됩니다. 한편, 청대에
들어와서는 주자로 대표되는 송대의 이학과 왕양명으로 대표되는 명대의 심학은 청대 실학자들에 의해 배절 당하게 됩니다. 주, 왕의 이심설은 공리,
공소적인 학문으로 멸정주의에 치중한 우를 범했다고 단정하고 경세제민, 이용후생, 실사구시 등을 표방하고 나선 것이지요.
여기에서 더 나아가 도, 불의 허와 공 사상까지
극복하고, 심성수양을 위주로 하는 실천윤리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나섭니다. 명분론적 공소 보다 실증과 고증을 절대가치로 하는
기풍을 세워나간 이들의 사상적 배경에는 기학의 철학적 사고가 깔리게 되지요. 이러한 시대 사조 속에 경험적 분석을 중시하는 기학이 왕부지에 의해
정립되면서 체용일원의 입장에서 우주의 생성을 관조하기 까지 이르게 됩니다.
체란,
대우주의 본체이고, 용이란 대우주의 작용을 말하는 것으로서, 이로 인하여 만물이 생겨난다는 것입니다. 용은 체를 떠나서는 발생되지 않으며, 체는
용이 없으면 그 모습을 드러낼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체와 용은 그 실이 하나이므로 나눌 수도 없고, 나누어서도 안 된다는
것이지요.
체가 있으면 반드시 용을 낳고, 용은 또다시 그 체를 이룩하며, 용은 체에서 생겨나서 이 용을 통해 체가 드러나게
되는데, 이것이 즉 사로 결정지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대우주에는 만유불육한 각종 사물이 생성되고, 수없이 많은 사물 그 과체가 체가 되며,
이 체들은 새로운 용을 낳아 물사는 끝없이 계속 되어지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왕부지는 또, 불가의 허무와 노자의 적정에
반대하는 입장에 서서 실유와 생동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실유란, 사실과 실물을 가리키며 체로서의 태허도 사실 기로써 충만 되어져 있는 실유이지,
무나 적정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송대 장재의 본체론을 이어받은 왕부지는, 장재가 기가 태허에서 모였다 흩어졌다 하는 것은 마치 얼음이 물에서 얼었다 녹았다 하는 것과
같으니, 태허가 곧 기라는 것을 알면 무는 없는 것이다라고 한 논설에 이어 태허의 가운데는 무극한 太極이 양간에 충만 되어져 있다. 모두 일실의
부고이나 다만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을 뿐이다.
마음을 가다듬어 궁구하면 그것은 부유하여 무가 아님이 저절로
드러난다.
우리가 본 바의 태허란 기이지 무가 아니다. 허는 기를 함유하고
있으며, 기는 허를 채우고 있기 때문에 이른바 무란 없다고 단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다른 주기론자 왕정상은 원기는 시작도 없고 마침도
없으며, 그 끝은 닿는데도 없다. 그리하여 그 원기가 어디에 이르는지 알지 못하므로 太極이라 하였고, 또 상으로 나타나지 않으므로 태허라
하였다. 그러니까 太極이란 구체적인 형상을 가지지 않은 원기를 말한다.
즉 천지만물이 생기기 이전 상테인 원기를 일러 太極이라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또 한사람은 주기론자 황종희는 사계가 운행되고 만물이 생겨나는데 그
사이에서 주재하는 것을 일러 천이라 하며, 이른바 주제자란 순수한 하나의 허령한 기로되 인간과 만물에 유행한다. 기의 유행이 리이며, 기가
없으면 리가 있을 수 없다. 리는 기의 리이나 기가 있으므로 도가 있다. 기를 떠나서는 도가 드러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고염무
역시 기가 아니면 도가 깃들 곳이 없다고 함으로서 구체적인 사물이 존재하는 곳에 도는 드러나는 것임을 강조하고 추상적인 도에 대해 부정하고
있습니다. 이 시대의 기론자들은 주자가 이일분수를 해명하는데 비유한 월구만천에 대하여, 천에 비친 달은 진짜가 아니고, 달에서 떠난 그림자이다.
천에는 본디 달이 없다. 만일 월과 천을 부모로 본다면 자식은 부모의 그림자가 되어 버린다. 자식은 본래 그림자로 존재하는 게 아니다라고 통박합니다.
궁시가 생기기 전에는 사도가 없고, 차마가 생기기 전에는 형도가 없으며, 종반관현이 생기기 전에는 예락의 도가 없고, 아들을 낳기 전에는 부도가
없으며, 동생이 생기기 전에는 형도란 없다는 것으로, 어디까지나 리란 기의 후이고 하이며, 절대 기의 전이나 상이 아님을 밝히려 했던
것이지요.
왕부지로 대표되는 청대 기학은 그 시원을 송대 장재에 두고, 명대 나흠순때 이학에서 기학으로의 전환을 시도하였는데,
동시대 왕정상이 독자성이 뚜렷한 주기설을 주장하면서, 청대 왕부지에 이르러 기학의 체계가 확립된 다음 재진에 의해 더욱 발전하게 되었는데
여기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화담 서경석 선생이 바로 이 주기론자였다는 사실입니다. 재진은 주역의 형이상, 형이하를 리와 기에 분속시켜 陰陽을
형이하의 기로, 陰陽의 송이를 형이상의 리로 해석한 정, 주의 도기관을 비판하고, 한번 음이고 한번 양하는 기의 변화와 유행 그 자체를 도라고
하여 기학적 우주관을 전개했습니다.
그는, 도란 운행과 같다. 기화의 유행은 생생하여 쉬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것을 도라 하였다고
하고 우주에 충만 되어 있는 것이 기이며, 또 우주에는 끊임없이 변동하는 화의 작용이 있다고 보고, 모든 만물이 자라고 뻗어가는 것은 모두
기화의 작용이라는 것이며, 모든 생명 있는 것은 천지으 기화에 격리되어 있지 않다. 陰陽五行의 운행이 그치지 않고 계속 되는 것은 바로 천지의
기화이다. 인간과 만물이 생생하는 것도 바로 여기에 근본을 두고 있다고 했던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기화란 바로 陰陽 이기가 상감상우하여
생기는 변화를 말하는 것이며, 또 五行이 상생상극하여 작용하는 것을 일컫는 것으로서, 기화와 陰陽五行의 작용은 동일한 것이요. 陰陽五行 밖에
따른 기화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우주의 모든 변화는 사실 陰陽五行의 상감상우 상생상극 작용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陰陽 속에는 五行의 상생상극 관계가 갖추어져 있고, 五行 속에도 陰陽의 상감상우 작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陰陽五行은 기화이며,
우주만물은 기화 속에 생겨난 것들이기 때문에, 생명이 있는 것들은 모두 이 기화와 격리되면 그 생기가 곧 끊어지고 만다는 것입니다. 오늘의 해와
달은 어제의 광명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금년의 추위와 더위는 지난해의 기가 아니다. 만약 광명을 저에 것을 쓴다면 등불이나 거울 같아서
꺼짐도 있고 흐릿함도 있을 것이다. 만약 기를 지난해 것을 쓴다고 하면, 마치 끓는 물속의 열이나 도랑의 물과 같아 점점 식어가고 말라 들어갈
것이다.
그러나 기는 그런 것이 아니다. 기는 날마다 새로워지는 것이기 때문에, 해와 달이 진실하게 비추이며, 추위와 더위가 정실하게
왕성하고 왕래됨을 알 수 있다. 만물은 변화 일신작용, 즉 새것과 낡은 것의 부단한 교체과정이며, 새로운 사물은 결코 낡은 사물의 중복이
아니라, 자기 속의 낡고 삭아진 것을 깨끗이 쓸어 없애는 작용이다. 우주는 이와 같이 부단히 새롭게 바뀌어가고 있는 생동체인 것이다라고 열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주기설이란 무엇일까요?
우주가 있게 된 까닭은 어디까지나 근원적으로 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 경우 주리설에서 말하는 太極이 아닌 태허를 말하는데, 이 태허가 우주 발생의 시원으로서의 기라는 것이지요. 태허는
그러므로 우주의 존재적 측면을 이루는 기의 생성 원인이 아니라 원래 태초부터 있었던 기의 본체를 의미합니다. 본래부터 있었던 이 태허가 이른바
천지개벽의 계기를 맞이하여 홀연히 그 존재양상을 바꿈에 따라 변화무쌍한 현재의 우주가 있게 된 것입니다. 이 기란 그 본래의 태허 상태가 이른바
선천이고 천지개벽 이후 현재의 우주상태가 후천이라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그러므로 주기설의 우주발생관은 무에서 유가 생겼다는 질적 변화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선천이라는 유에서 후천이라는 유로 바뀌는 양태의 전환인 것이지요. 선천
후천의 구별은 결구 일기의 체와 용의 차이에 불과한 것입니다. 따라서 주기설에 있어서는 기는 시와 종이 없는 불멸의 항존 내지 장존의 특성을
가지면서 단순히 취산, 굴신, 왕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이와 같은 주리설의 경우처럼 리가 기의 근원 내지 원인으로 간주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의 일종의 속성 같은 것, 즉 기에 종속된 것이 리라고 간주됩니다.
(7) 이 시대에 한 무명인사에 의해
지어진 궁통보감을 서낙오가 간행하여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는데 일명 난강망이라고 합니다. 서낙오는 명리입문으로 유명하기도 하지요. 지금까지 알아본
것 같이 이러한 이기관이 주기적 우주 발생설의 원초적 사고기반임을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청대 기학의 특색을
정리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첫째, 太極은 바로 기화하는 陰陽을 가리킵니다.
둘째, 기학은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의 구분을
없앴습니다. 오직 일기의 유행으로 만물이 생성되는 것이므로, 상하란 원래 정해진 경계가 없고, 형이상을 형이전으로, 형이하를 형이후로 해석
되어지는 것이며, 기의 변화에서 생기는 구분일 뿐인 것입니다.
셋째, 기학은 따라서 도와 기를 명확히 분리시키지 않았습니다. 도는
어디까지나 기에 의해 드러나는 것이요. 체와 용은 하나에서의 작용인 것이지요.
넷째, 기학에서의 이는, 기의 이이며, 조리일
뿐입니다. 이것은 이학의 이선기후, 이존기비의 사상을 근본적으로 뒤엎는 것으로서
도기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