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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갑골문(甲骨文) 으로 본 바둑(펌)

갑골문(甲骨文)으로 본 바둑.

 

 

 

원시 주역의 형식은 아주 초보적인 한 권의 목간(木刊)이다. 처음의 점은 괘를 셈하는 것이었다.괘는 하도와 낙서의 산물로 사정괘(四定卦) 감,리 ,진, 태였다. 샤먼은 바로 이 사괘를 셈하고 계산 하는 (巫, 史)것이 직분이었다. 주역 57의 손괘는 주역의 시초의 모습을 이렇게 기록 한다.

 

ㅡ 牀下用史巫粉若吉無咎.

 

상 아래 엎드린 샤먼(사무)이 피를 받아 제사를 올리니 허물이 없다는 것이다. 이 부분을 해석한 '예기'는 잡기편에 종묘의 새끼 돼지를 잡아 피를 바른다고 되어 있다. 4천년전 황하의 한 평지에서 출발한 이 갑골의 뜻이 훗날 나당군의 백제 정벌시 웅진 취리산에서 맹약(663)을 할 때 얼굴에 돼지 피를 발랐다는 삼국사기의 기록을 남긴다.

 

주역은 사실 누가 뭐라 해도 복잡한 책이다. 복잡한 이유는 4천년이란 시간을 지나 오며 온갓 사람이 달라 들어 이런 저런 해석을 첨가한 탓이다. 그러다보니 연구자가 쓴 책을 본인이 읽으며 무슨 뜻인지를 모르는 희한한(?) 책이기도 하다.

 

그러나 주역에서 이런 덧칠을 걷어 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최초의 사정괘에 후정괘 간,손,곤, 건 8괘로 바로 가면 곧바로 4천년전의 황하의 현장으로 가 그 시대 사람들을 만 날 수 있다. 그것은 갑골문의 발견과 해석이 있기에 가능해 졌다.

 

갑골문은 현재까지 은대와 주대의 글자 1900여자가 발굴 되어 250자가 완전 해독 되었고 350여자가 부분 해독 되었다. 이 250여자의 갑골문으로 그 시대의 모습을 본다는 것은 경외적인 일이다. 이 250여자의 갑골문 시대의 사람들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나는 이 갑골문으로 주역을  읽으며 바둑을 유추 해 보았다. 주역이 책의 화석(化石)이고 갑골문으로 쓰여진 역사를 갖고 있기에 혹시 이 속에서 바둑의 모습을 찾을 수는 없을까 하는 이유에서다.

주역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갑골문은 사무(四巫)다. 사무는 샤먼이란 당시 집단의 지도자였고 동시에 그 집단의 가장 현명한 엘리트다.

 

ㅡ 上古結繩而治聖人之而書契.

 

주역은 상고 시절에는 노끈을 매어 문자로 삼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결승이란 문자는 갑골문에서 찾아 지지 않는다. 주역의 첨삭이다. 그러나 갑골문속에는 결승문자의 흔적이 분명 남아 있다.

午는 실을 한 매듭으로 묶은 형상이다. 玆또한 매듭을 두개로 묶은 의미다. 결승이란 문자도 찾아 지지 않는 고대의 250여자중에는 세상의 모든 반상게임의 총칭인 '박혁' '박희'' 장기도 나타 나지 않는다. 심지어 중국의 대명사인 漢도 나타나지 않는 이 고대의 문자속에 오직 바둑을 꾸미는 위기 흑백만이 한자의 이탈자도 없이 남아 있는 것은 우연인가.

 

이곳에서 한국의 놀이라는 명저를 낸 슈튜어드 컬린을 거론 하지 않을 수 없다. 컬린은 1895년에 낸 책에서 중국의 바둑판의 4화점위에 사정괘(四定罫) 간,손,곤,간을 보고 바둑을 동양 사상인 네 방위의 게임이라 규정 했다. 주역의 정사괘는 춘하추동을 말한다. 간손곤간은 말할것 없이 동서남북의 방위다.

 

시간성과 공간성이 완성된 반상위에서 무엇인가 중요한 일이 벌어 지고 있었던 고대의 비밀을 19세기에 중국을 거쳐 조선에 왔던 이방인이 포착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주역에 남아 있는 갑골문의 가장 오래된 글자는 사무형이다. 모두 제사와 관계된 글자들이다. 역(易)은 술잔을 주고 받는 형상이다. 샤먼이 제사를 지낸 후 술잔을 나누어 마시던 모습인 것이다.

 

위기는 바로 이 사무가 제사를 지내며 사용 하던 제기다. 귀갑이나 토기로 구어진 방괘(方罫) 사선위에 木,石(작은 모양 산대의 원형)을 던져 점을 치던 것이다. 역은 갑골문의 연구자들이 술잔을 나누는 모습이라 했다. 그러나 설문해자에서는 도마뱀을 표현 한다는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 역은 日과 勿의 조합이다.해가 방괘(方罫)위에 올려진 모습이기도 하다. 대만의 한 학자는 말물이 위(圍)의 유사어라고도 한다.

 

네모진 사선이 그려진 판위에 무엇인가를 던지는 모습이 占이다. 이 사선이 그려진 방괘(方罫)위에서 위기, 박혁, 색, 격오, 장기등 수백종의 반상게임이 출발 한다. 이 놀이 문화가 종교와는 맞지 않는 다는 생각도 할 수 있다. 그리고 불교에서 장기가 나왔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지만 인도의 불경인 '대모적경'과 '소문대승경'속에 장기를 불도의 한 방편으로 인식한 기록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물론 부처의 가장 원음을 표현한 장아함경에는 승려들은 장기 박희등을 금지 해야 한다(禁止僧衆棋局博戱)라는 기록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기록은 후대의 첨삭이다.

 

원시 주역은 모든 종교 보다 앞선다. 슈튜어드 컬린은 문화 인류학자의 직감으로 바둑의 속성을 간파 했다. 이 의견을 존중 하며 사방위괘의 곤(坤)괘를 보자. 곤은 남동이고 바둑판위에서는 우하귀다. 곤은 元亨利牝馬之貞.이다. 알록 달록한 말 새끼를 얻으니 이롭다는 말이다. 횐말이 검은 말을 낳으면 좋다는 것이다. 곤은 흑백점의 모습을 보여 주며 동시에 흑과 백이 격렬 하게 싸우는 모습을 형상화 한다.

 

ㅡ龍戰于野其血玄黃.

용이 들판에서 싸우니 그 피가 붉고 누렀다.

 

위의 글자에 갑골문은 기와 혈이다. 기는 바구니며 혈은 그륵에 담긴 피의 모습이다. 주역 64괘중 거친 전쟁의 과정이 살아 있는 거의 유일한 대목이다. 묵자는 이 대목을 이렇게 해석했다. 천자가 (경신일)에 하얀 용을 서쪽에서 죽였다. 검은 용은 (임계일)에 북방에서 죽였다. 묵자는 천자가 각기 정해진 날에 동서남북 그리고 중앙에서 청,백, 흑, 홍,황색의 용을 모두 죽였다고 해석 한다.

 

천자는 하늘이다. 5룡은 세상의 모든곳에서 일어 날 수 있는 일상이다. 살고 싸우고 갈등 하는 인간의 삶의 모습 자체다. 바둑이 반상의 게임이면서 삶의 속성을 담아 내고 있는 것은 원시시대 바둑의 출발점이 이곳에 있기 대문이다. 4방위의 개념이 바둑판위서 완전 정착한 것은 13줄때이다. 13줄 바둑은 초보적인 바둑을 둘 수 있는 단개로 13줄 15줄 17줄로 발전 한다. 점복은 11줄 미만에서 기능 했고 13로 발전 하며 점복은 죽간으로 경전이 되고 바둑은 반상게임으로 고정 된다.

 

원시주역이 점복이라면 바둑의 속성인 전쟁의 치중에 의문이 들수 있다. 그러나 고대는 일상이 점치는 것과 싸우는 것이었다. 사냥과 이웃 부족간의 갈등과 조정이 고대인의 삶의 전부였을 것이다.

주역의 이 8괘속에 바둑의 위기십결이 그대로 녹아 있다. 한가지 례로 예괘에 利建侯行師.가 있다.

제후(민는 바)를 세우고 군대를 일으키면 이롭다는 뜻이다. 아생연후살타, 바로 그것이다. 다른 례는 시간 낭비다.

 

 

갑골문은 상형문자다. 불과 기백의 문자로 세상의 모든 것을 표현 해야 했던 고대 사람들에게 갑골문으로 표현한 것은 중요한 일일것이다. 사무형(史巫亨)은 모두 샤먼과 제사 의식을 위한 글자다. 길(吉)도 같은 의미다. 그런 중요한 글자 기백중에 口,韋,其,石이 있다. 바둑을 꾸미는 완전한 셋트가 다 가추어져 있는 것이다.

 

주역은 동양의 모든 책의 원조다. 주역은 갑골문의 원형이 남아 있는 거의 유일한 책이다. 주역앞에서는 공자도 맹자도 주자도 모두 한 수 접고 들어 갔다. 그들이 주역을 책중의 책으로 꼽은 뜻은 다른게 아니다. 바로 주역이 담아 내고 있는 최초 문자의 원형질을 주목한 탓이다.

 

유교주의자들은 위기 박혁등 모든 반상게임을 긍정 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바둑은 그들 성인(?)들의 외면으로 주역속에서 미아가 되어 버렸다. 바둑은 황하에서 올라온 거북의 등껍질에서 시작된 것이다. 귀갑(龜甲)은  방괘위반(方罫圍盤)이다. 반은 그릇위에 배를 부르는 형상이다. 배는 물을 건너 오는 소식이다.

 

거북의 등껍질에서 방사선괘(方四線罫) 위에서 점복이 떨어져 나갔고 위기로 변한 바둑판은  박혁,색, 격오. 국희등 모든 반상게임을 탄생 시킨다. 위기는 반상게임의 어머니요 왕이다. 바둑은 그 본질을 갑골문에 두고 있다. 갑골문속에 바둑의 유전자가 남아 있다. 주역은 바둑의 유전자를 보존 하고 있는 화석(化石)이다. 이 유전자를 분석할 생물학(?)자가 그래서 절실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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