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는 다들 안다. 2. 甲이 丙을 보면 쌩쌩해지고, 丁을 보면 타들어 재만 남는다는 걸. 3. 거 희한타. 木生火하면
木은 일단 힘 빠지는 거 아이가. 4. 당연하지. 안 그러면 五行의 生剋制化 체계가 몽창 무너진다 아이가. 5. 그러나 우리의
‘효첨’이는 이것을 彼我로 구분하였다. 6. 丙은 아군이 되지만, 丁은 적군이 된다.
잠깐, 누구나 다 안다고 또 교만해지지
마라. 너 이걸 실전에서 제대로 써먹을 줄은 아냐. 일단은 마우스에 셔터를 내리고 그냥 순서대로 따라가자
7. 그래도 그렇지. 굳이
彼我로 구분하기에는 좀 뭣하지 않냐. 甲丁 ‘유신유화’도 되고. 8. 지금 유신유화가 왜 나오냐. 그건 또 다른 테마의
이야기고. 9. 한마디로, 너 여덟 글자를 보고 무엇을 짐작하냐. 10. 命式 安泰, 정체(停滯), 高低, 淸濁, 貴賤...이거 다
다른 테마를 한 줄에 엮어야 읊는 건데...
☞ 생각해보자.
“가령, 어느 미모의 여성이 좋은 집안의 출신에 명문 학교를 나온 재원인데, 결혼은 갈망하지만 세 차례의
연속적인 파혼 사태를 겪고, 결국은 인생에서 남자는 포기했고 사업을 일으켜 발복했다가 뜻한 바 있어 50대 초반에는 국회로 진출했다. 이후 무려
3선까지 승승장구하면서 정계의 거물이 되고 후에는 총리 까지 되었지만 퇴임 후 사업체가 부도나는 바람에 대중의 망신을 사고 끝내는 아무도 찾지
않는 곳에서 권총을 당겨 저 세상으로 갔다.”
이러한 命運을 두고 말들도 많을 것이다. 먼저 이 四柱는 좋은 四柱인가. 나쁜
四柱인가.
그러면 문제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말들이 무성해 질 우려가 농후하다. 어쨌든 누구는 총리면 영의정인데 삼정승의 반열에
오른 일품명의 貴格이라 할 것이고, 혹자는 지지리도 복이 없는 孤獨命의 濁命이라 할 것이고, 또 일부는 四柱는 좋은데 鬼門이 동해 맛이 간 짓을
했다 할 것이고,..., 파란만장한 四柱, 病도 있고 藥고 있는 四柱, 머리가 비상한 秀才命 등등..다 제각각 자기가 아는 지식 범위 내,
관법의 테두리 내에서 이것을 요리하게 된다.
11. 심효첨은 사고는 간단하다. 甲에게 가장 두려운 게 뭐지. 그건
庚이다. 12. 그렇다. 殺이야 말로 日干의 명맥을 끊을 수 있는 두려운 존재다. 13. 그렇다면 殺에게 가장 두려운 것으로 다스려야
한다. 殺의 殺을 찾아라. 14. 그것은 食神이다. 15. 아, 그렇다. 甲이 庚을 보면 벌벌 떨고, 庚은 丙을 보면 별 것 아닌
존재가 된다. 16. 그렇다. 甲丙庚은 문제가 없되, 甲丁庚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 17. 前者는 일순간에 타격을 입는 일은 없되,
後者는 한판에 허무해 질 우려가 있다. 18. 이것은 格의 엄밀히 格의 高低와는 다른 얘기다. 19. 後者의 命을 一格一品命으로
난강망이 論했다면 子平眞詮은 그것을 위험신호로 본다. 20 이런 차이를 가지고 어느 하나만 옳다고 우겨대면 너와 내가 커뮤니케이션이 안
된다.
☞ 格局用神은 庚이요, 喜神은 丙火라는 사람과 丁庚이 調候用神이라는 각각의 시각은 그야말로 體(命式원국의 정체성)를 가늠하는
테두리 내에서 명확한 개념만 견지하면 되는 것이다.
☞ 그리고 미리 일러두는데, “丙火 相神(혹은 扶抑 用神)이라고 火運에 발전하고
水運에 맛 가요”하면서 五行 놀이에서 주저앉는 단세포 발상은 이제 더 이상 용납 안 한다. 그게 적성에 맞으면 절에 가서 다른 사부나 도반과 벗
삼아 평생 해답 안나오는 이바구로 평생을 즐기라. 또 도중에 안 맞으니까 庚金을 써야 한다는 둥 하면서 어설픈 궁통보감(窮通寶鑑) 예찬론자가
되면 그때부터는 그냥 미치기 시작하니 조심해야 한다. 둘 다 정확하게 틀린 것이다. 그리고 강호의 절대 다수는 틀린 것을 쫒고
있다.
21. 어쨌든 심효첨은 천재적인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格局論은 그렇게 잉태된다. 22. 月支로 格局用神을 정한
것이다. 자 이제 문제는 地支로 넘어 간다. 23. 甲은 月支 申金을 두려워하고, 여기에는 巳火가 첩(貼)되어 주어야
成格된다. 24. 이렇게 成格이 되면 이 命式은 한판에 명맥이 끊기는 위기로부터 구제된다. 25. 그리고 敵將을 잘 다스려 오히려
충성스러운 신하로 만든다.
벌써부터 順用, 抑用 머리 굴릴 필요는 없다. 오늘은 그냥 아! 子平眞詮에서 말하는 成格, 破格의 의미가
滴天髓가 다룰 貴賤, 欄江網이 다룰 高低 등과 어떠한 관념의 차이를 보이는 지만 대강 간추리면 된다.
☞ 그렇다. 陰陽의 성질은
相生의 구도에서는 극성이 같은 것이 유리하다. 相剋의 구도에서는 극성이 같은 것이 위해를 가한다. 그러므로 食神과 傷官이 日干의 힘을 소모하는
위력이 다르며, 궁극적으로 日干에 도움이 되는 것의 여부에서는 더욱 큰 차이가 난다. 한편 正官과 偏官의 차이가 크게 다르다. 이것은 기본 중의
기본인데, ‘사주카페’ 한번 가봐라. “火면 火지, 무슨 개뿔 陰陽!” 하는게 현주소다. ‘사주카페’만 그러냐고.,,천만에 만만에다. 소위
‘왕초보’ 출신들 하고는 얘기가 안 된다. 五行의 生剋制化는 四柱學의 기본 중 기본이다. 그러나 그것이 ‘정통’ 내지 ‘정답’의 다라고 여긴다면
고수되긴 이미 틀린 것이다. 더더욱 경계할 위인들은 변형론자들이다. 窮通寶鑑 이외에는 안 본다는 이들은 일단 문자 해독 능력이 떨어지는
위인들이다. 이런 경우라면 百讀, 千讀이 오히려 독(毒)이 된다.
자! 다음 강의부터는 본격적으로 子平眞詮의 핵심을 다룬다.
핵심이지만 기초도 충분히 다룬다. 이번 기회만큼은 기초부터 다지기 바란다. 심효첨이 왜 기존의 正格 八格을 약간 수정했는지, 그의 본격적인
고민이자 화두는 무엇이었는지를 살펴나가면 자연스럽게 子平眞詮을 찜쪄 먹을 수 있게 된다. 심효첨의 매직같은 이론의 완벽성은 독자들은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절대 완전무결치 않다. 子平眞詮은 正格을 다루고, 滴天髓는 變格을 다루었다는 식의 구분은 서락오의 한계다. 이 말을 답습하는
오늘날의 學人들은 서락오를 따라 같이 ‘퐁당’하는 것이다. 요체는 그게 아니다. 子平眞詮를 위시한 古書들은 각기 나름대로의 하나의 완벽한
텍스트를 꿈꾸었다. 그러므로 格局論의 예찬론자들이 저변에 깔리게 되었다. 그러나 결론은 前者든, 後者든, 현상에서는 다 같이 못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왜냐, 궁극적으로 格에 한정된 지식 체계를 行運法에 억지로 적용시켰다는데 있다. 行運法은 기존의 지식 체계 틀로 이론화시키기엔 벅찬
것이고 그렇게 다가서면 자가당착(自家撞着)에 필연적으로 도달한다. 서둘지 말고 천천히 하자. 아무리 질질 끌어도 올해 안에는 충분히
끝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