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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수세보원

東醫壽世保元 1장 성명론

東醫壽世保元

목차

동의수세보원 제 1권

제 1장 성명론--------------------------------------- 2

제 2장 사단론--------------------------------------- 9

제 3장 확충론--------------------------------------- 14

제 4장 장부론--------------------------------------- 19

동의수세보원 제 2권

제 5장 의원론--------------------------------------- 23

제 6장 소음인 신수열 표열병론----------------------------- 25

제 7장 소음인 위수한 이한병론----------------------------- 34

제 8장 소음인 범론----------------------------- 43

제 9장 소음인 처방----------------------------- 47

동의수세보원 제 3권

제 10장 소양인 비수한 표한병론----------------------------- 59

제 11장 소양인 위수열 이열병론----------------------------- 68

제 12장 소양인 범론 ----------------------------- 72

제 13장 소양인 처방 ----------------------------- 75

@p14

동의수세보원 제 4권

제 14장 태음인 위완수한 표한병론 ------------------------ 89

제 15장 태음인 간수열 이열병론 ------------------------ 93

제 16장 태음인 처방 ------------------------ 97

제 17장 태양인 외감요척병론 ------------------------ 104

제 18장 태양인 내촉소장병론 ------------------------ 105

제 19장 태양인 처방 ------------------------ 107

제 20장 사상인의 약물 ------------------------

제 21장 광제설 ------------------------ 109

제 22장 사상인 변증론 ------------------------ 113

@p15

동의수세보원 1권

제 1장 성명론 2

제 2장 사단론 9

제 3장 확충론 14

제 4장 장부론 19

@p17

제 1장 성명론

성명론: 성품과 운명에 관한 논리

성-하늘이 날 때부터 부여해준 선천의 생명력

명-후천적인 운명

1. 동무 이제마 선생 이전의 우주론은 천, 지, 인 삼재 설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동무 이제마 선생께서는 천, 지, 인 삼재에 세를 넣어서 천, 지, 인이 어우러져 나타내는 세를 더하여 천기를 넷으로 되었다 라고 갈파하신 것이다.

즉 천기, 하늘의 짜임은 넷으로 되어 있으니 그 하나는 지방이요, 그 둘은 사람이요, 그 셋은 세상이요 그 넷은 하늘의 때, 이라고 하였다.

* 지방: 지구, 땅, 땅의 방위, 땅의 이익, 땅의 소출, 땅이 땅으로의 역할까지를 지방이라고 함.

인륜: 사람, 인간, 사람이면 다 사람이 아니라 사람으로서의 도리 윤리 도덕 등 사람이 해야할 일까지를 나타낸 것.

세회: 세상, 세태, 세상의 모습 즉 천, 인, 지가 어우러져 나타내는 세상의 모든 일.

천시: 하늘의 때. 즉, 춘하추동 사시사철 및 생장수장 낳고 자라고 거두어들이고 감추고(죽고)까지를 이르는 말. 해, 달, 별, 하늘의 때를 이루어내는 모든 것.

* (귀로 천시를 듣는다는 것은 사시사철 운행은 무형이므로 귀와 두뇌로 알 수 있다고 함이다. 유형은 눈으로 보아서 알 수 있지만 무형은 알 수 없다). 즉 하늘의 기틀(짜임)은 첫째 땅, 둘째 사람, 셋째 세상, 넷째 하늘의 때, 이다라고 주장한 것임.

@p18

여기에서 우리는 천에 대한 확실한 뜻을 알지 아니하면 아니됨을 깨우쳐야 할 것이다. 과연 천(하늘)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허공에 떠있는 푸르름이 하늘일까? 허공에 푸른 것이 하늘이 아닌 것은 아니지만 천이란 그 푸르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오 일대, 한, 큰 것, 큰 하나의 온전한 것, 하나의 완전한 것, 크게는 우주요 작게는 한 인간이요 더 작게는 사람의 최소단위라 할 수 있는 세포이요 더 작게는 세포를 이루는 최소 단위까지를 천이라 함이 아닐까? 그러므로 종교적으로는 천은 하느님(창조주)을 상징하며 하느님은 우주만물의 창조주이시며 인간이 곧 하늘이요 인간의 최소단위까지 창조주의 소산임을 미루어 알 수 있는 것이다.

하늘의 기틀(짜임)이 이와 같이 넷으로 구성되므로 하늘(우주)을 그대로 본받아 창조된 것이 인간일진대 인간은 역시 천기대로 본받아 생겼으므로 사람이 하는 일도 그러하다.

2. 즉 사람이 해야할 일에 네 가지가 있으니 그 첫째는 거주해서 사는 일이요, 둘째는 가족중심의 혈연관계요,(그리고 같은 일을 하는 무리요) 셋째는 세상에서 친우를 사귐이요, 넷째는 생업을 위한 일을 함이라고 한 것이다.

3. 귀는 하늘의 사시사철 생장수장의 이치를 들어 알고 눈으로는 세상 모든 상태를 보아 알고, 코로는 사람 됨됨을 묵묵히 냄새 맡듯이 알며, 입으로는 땅의 소출과 이익을 맛으로 알아차린 다는 뜻이다.

4. 천시는 지극히 넓은 것이요(4차원 세계)

세회는 지극히 큰 것이며(3차원 세계)

인륜은 지극히 넓으며(2차원 세계)

지방은 지극히 먼 것이다.(1차원 세계)

@p19

하늘의 춘, 하, 추, 동 등 생장수장의 때는 아니 미치는 곳이 없으며, 세상의 발전상은 지극히 큰 것이며, 인간의 윤리 도덕은 끝이 없고, 땅의 이익 및 크기는 지극히 먼 것이며 이익 또한 지극히 많은 것이다.

5. 폐는 사무에 달통하고, 비는 친구 사귐에 적합하며, 간은 가족 친척 등 혈연 관계를 세우는 데 능하며, 신은 거처함에 정하나니라.

* 폐가 공기 흡입 배출을 정확히 함이 마치 사무에 능달함과 같기 때문이며, 비 위장이 서로 다른 음식을 잘 혼합함이 곧 비합교우이며 간에 필요한 에너지를 쌓는 것이 간입당여이며 신, 방광, 대장이 대소변을 쌓아두어 배설을 준비함이 신정거처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6. 사무는 지극히 잘 갈고 닦아야 하며, 교우는 지극히 잘 이루어져야 하며, 당여는 지극히 잘 정돈되어야 하며, 거처는 지극히 잘 다스려져야 한다.

* 이 부분은 사무 교우 당려 거처를 어떻게 해야 최선을 다하는 것인지를 나타낸 말이다.

7. 턱에는 이해득실을 헤아리는 꾀가 있고, 가슴에는 일을 조직적으로 짜내는 기획성이 있고, 배꼽에는 품행이 방정하고 절도 있는 행동이 있으며, 아랫배에는 너그러운 포용력이 깃들어 있느니라.

* 이곳은 턱 가슴 배꼽 배의 기능을 직관적으로 관찰하여 턱에는 꾀가 있음이요, 가슴에는 심장의 기능 및 흉부에 있는 기관의 상징을 의미한 것이며, 배꼽이 똑떨어지듯이 말끔히 깨끗이 일을 처리함이 행검이며, 배에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음 즉 깨끗하고 더러운 것 등을 다 갖추고 있음이 복유도량 즉 배의 너그러운 포용력이 아니겠는가.

@p20

8. 주책은 교만해서는 아니되며, 경륜은 잘난 체 해서는 아니되며, 행검은 뽐내서는 아니되며, 도량은 사실이상으로 지나쳐서는 아니된다.

* 이 곳에서는 주책 경륜 행검 도량은 중용을 지켜야 함을 지적한 것이다.

9. 머리에는 지식과 문견이 들어있고, 어깨에는 떳떳한 거동이 있으며, 허리에는 재간 재주가 들어 있으며, 엉덩이에는 방법과 계략이 있느니라.

* 두뇌에는 뇌신경세포가 있어서 좋은 지식 견문이 들어 있음이요, 어깨는 쫙 펴 늠름한 기상이 있음이요, 허리가 날씬하여 온몸을 날렵하게 움직이는 재간이 있음이요, 엉덩이는 앉을 곳 앉지 않을 곳을 가리는 방법과 계략이 있음을 상징한 것이다.

10. 지식과 문견은 절대로 빼앗을 수 없으며, 떳떳한 거동은 절대로 사치스러워서는 아니되며, 재간은 절대로 게으름을 피워서는 아니되며, 방법과 계략은 절대로 좀도둑질해서는 아니된다.

* 옛말에 군사의 우두머리의 목은 자를 수 있으나 평범한 한사람의 마음은 빼앗을 수 없다함과 같고, 떳떳한 거동은 사치함이 없어야 함이며, 재주는 시간을 다투는 것이므로 게으름을 피워서는 아니되며, 좋은 방법과 계략은 빈틈이 없어야 하는데 어찌 좀도둑질하듯이 할 수가 있겠는가.(방략이란 도둑질하는 방법을 세워서는 아니된다.)

@p21

11. 귀, 눈, 코, 입은 외부에 노출되어 하늘 즉 외부를 관찰하게 하고, 폐, 비, 간, 신은 사람에게서 바로 서며, 함, 억, 제, 복은 그의 지혜를 실천에 옮기고, 두, 견, 요, 둔은 그의 행업을 실행한다.

* 귀, 눈, 코, 입은 하늘에서 관찰하게 된다 함은 천기유서 일일지방 이일인륜 삼일세회 사일천시를 그대로 본받아 이루어졌다함을 말함이요 폐, 비, 간, 신이 사람에게서 바로서며란 천기대로 외부에 귀, 눈, 코, 입이 이루어진 것과 같이 인간 내부에는 천기대로 본받아 인간 내부에 폐, 비, 간, 신이 세워졌다는 의미이다. 함, 억, 제, 복은 그의 지혜를 실천에 옮기고란 턱의 꾀, 가슴의 경륜, 배꼽의 행검, 배의 도량을 실천에 옮겨야 함을 의미하고, 두, 견, 요, 둔은 그의 행업을 실행한다함은 머리의 식견, 어깨에 떳떳한 거동, 허리의 재간, 엉덩이의 방법과 계략을 자신의 행동거지에 이용해서 행해야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12. 천시는 크게 같으며 사무는 각각 세우며 세회는 크게 같으며 교우는 각기 세우며 인륜은 크게 같으며 당여는 각기 세우며 지방은 크게 같으며 거처는 각기 세우나니라.

* 천시는 크게 같다함은 춘, 하, 추, 동, 생, 장, 수, 장 등 하늘이 행하는 때는 아니 미치는 곳이 없으므로 크게 같다 했으며, 사무는 폐달사무이므로 각자의 능력에 따라 서로 달리 이루어짐을 의미함이며, 세회는 크게 같다함은 천, 지, 인이 이루어내는 세상의 형태는 크게 다를 바 없음을 의미하며, 교우는 각기 다르다 함은 비합교우이므로 각 사람에 따라 친구 사귐이 서로 달리 세워짐을 의미한 것이며, 인륜은 크게 같다함은 사람의 도덕성이 크게 같음이요, 당려는 각기 다르다 함은 혈통은 각기 세움을 의미함이요, 지방이 크게 같다함은 땅의 방위, 땅의 이익 등이 크게 같다 함이요, 사람의 거처가 각기 다르다 함은 생활 터전이 각기 다름을 의미하는 것이다.

@p22

13. 주책은 보편타당성이 있음이요, 식견은 각자 다르게 행함이요, 경륜은 보편타당성이 있음이요, 위의는 각자 다르게 행함이요, 행검은 보편타당성이 있음이요, 재간은 각자 다르게 행함이요, 도량은 보편타당성이 있음이요, 방학은 각자 다르게 행함을 의미한 것이다.

* 꾀는 지혜에서 나오는 것인 만큼 지혜에서 나오는 꾀는 두루 통함이요, 지식과 문견은 각자가 독특하게 행함을(사용함) 의미하며, 경륜 즉 일을 조직적으로 기획하는 계획성은 지혜에서 나오는 것인 만큼 경륜은 두루 널리 통함이요, 위의 즉 떳떳한 거동은 각자 독특하게 행동함을 의미함이요, 행검 즉 품행이 방정하고 절도 있는 행동은 지혜에서 나온 것인 만큼 두루 널리 통함이요, 재간은 각자 독특하게 행함을 의미하며, 도량 즉 너그러운 포용력은 지혜에서 나오는 것인 만큼 두루 널리 통함이요, 방략 즉 방법과 계략은 각자 독특하게 행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14. 크게 같다함은 하늘을 의미하며, 각기 달리 세운다함은 사람을 의미하며, 널리 두루 통한다 함은 성품을 의미하며, 홀로 독특히 행한다 함은 운명을 의미하는 것이다.

* 크게 같다고 함은 하늘이 하는 일이 이 세계 모든 곳이 같게 미친다 하는 의미요, 각기 서로 달리 세운다 함은 사람 사람마다 능력과 기능이 다를 수 있음을 의미하며, 두루 통함은 각기 사람의 성격이 다르나 같은 느낌을 갖게 됨을 의미하며, 홀로 독특히 행한다 함은 각기 재주에 따라 세상 살아가는 기술이 다름을 의미한다.

15. 귀는 좋은 소리를 좋아하고, 눈은 좋은 색을 좋아하며, 코는 좋은 냄새를 좋아하며, 입은 좋은 맛을 좋아한다.

* 좋은 것을 좋아하는 것이 인간의 천성이니 천성대로 살 것을 가리킨다.

@p23

16. 좋은 소리는 귀를 부드럽게 하고, 좋은 색은 눈을 부드럽게 하고, 좋은 냄새는 코를 부드럽게 하고, 좋은 맛은 입을 부드럽게 한다.

* 되도록이면 상대에게 듣기 거북한 말은 피해서 하는 것이 좋음을 말함이다. 귀, 눈, 코, 입에 되도록 좋은 것을 듣고 보고 냄새 맡고 맛보게 할 것을 권하는 말이다.

17. 폐는 나쁜 소리를 싫어하고, 비는 나쁜 색을 싫어하며, 간은 나쁜 냄새를 싫어하고, 신은 나쁜 맛을 싫어한다.

* 여기에서는 귀, 눈, 코, 입이 폐, 비, 간, 신의 외부기관임을 명시한 것이다.

18. 나쁜 냄새는 폐를 거슬리고, 나쁜 색은 비를 거슬리고, 나쁜 냄새는 간에 거슬리고, 나쁜 맛은 신에 거슬린다.

* 여기서는 앞 문구를 재차 확인시키는 것이다.

19. 턱에는 교만한 마음이 있고, 가슴에는 자랑스런 마음이 있으며, 배꼽에는 능가하는 마음이 있으며, 배에는 지나친 마음이 있다.

* 턱에는 주책이 있고, 가슴에는 경륜이 있으며, 배꼽에는 행검이 있고, 배에는 도량이 있다고 한 구절과 상대가 되는 구절이며 인간의 마음의 양면성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인바 지혜를 발휘하여 음적이 아닌 양적인 마음을 갈고 닦아야 함을 주지시킨 것이다.

@p24

20. 교심은 교만한 뜻에서 나온 생각이요, 금성은 자랑스런 생각에서 나온 생각이요, 벌심은 지조를 뽐내는 생각에서 나온 생각이요, 과심은 의지를 자랑코저 하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21. 머리에는 빼앗고 싶은 마음이 있으며, 어깨에는 사치스런 마음이 있으며, 허리에는 게으른 마음이 있으며, 엉덩이에는 욕심이 있다.

* 머리에는 식견이 있고, 어깨에는 위의가 있고, 허리에는 재간이 있고, 엉덩이에는 방략이 있다고 한 구절의 상대 구절이다. 따라서 전자에도 말한바 같이 인간의 마음이 양면성이 있으니 음적인 생각을 버리고 양적인 생각을 갈고 닦아 옳은 길로 나가라는 뜻이다.

22. 천심은 이익을 뺏음이요, 치심은 스스로를 높임이요, 나심은 스스로를 비겁케 함이요, 욕심은 물건을 훔치는 마음이다.

23. 사람의 귀, 눈, 코, 입이 지극히 좋은 것을 좋아하는 마음은 똑같은 것이며, 사람의 폐, 비, 간, 신은 지극히 나쁜 것을 싫어하는 것은 똑같으며, 사람의 함, 억, 제, 복은 좋지 않은 마음이 있음이 다 똑같으며, 사람의 두, 견, 요, 둔에 나태한 마음이 있음이 다 똑같은 것이다.

@p25

24. 요순 임금님께서 어진 정치를 펴신 지 오천년이 넘었건만 지금에 이르기까지 천하에 선을 말하는 자 모두 요, 순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사람들의 호선함은(좋은 것을 좋다고 하는 것은) 과연 더할 나위 없다. 걸주가 폭정을 편지도 사천년이나 되었건만 천하의 악을 말하는 자 모두 걸, 주라고 하는 것을 보면 사람들이 악을 미워하는 것이 더할 나위 없다. 공자 같은 성인에게 삼천 명의 제자가 가르침을 받았건만 오직 안자만이 석달 동안 어진 일을 어긴 일이 없고 다른 제자들은 하루나 혹은 한달을 넘지 못했으며 기꺼이 정성껏 공자를 따르던 제자 겨우 72인임을 보면 사람들의 사심은 과연 더할 나위 없다.

문왕의 덕성으로 백년토록 산 후에 붕거하였건만 아직도 천하에 흡족하지 못했고 무왕과 주공이 그를 계승한 후에 비로소 크게 시행되었는데 그나마도 관숙 채숙은 지친의 몸으로 반란까지 꾀한 것을 보면 사람들의 태행은 과연 더할 나위 없다.

25. 귀, 눈, 코, 입은 사람마다 다 요순이 될 수 있고, 함, 억, 제, 복은 사람마다 다 자기 스스로 요, 순이 되지 못한다. 폐, 비, 간, 신은 사람마다 다 요, 순이 될 수 있고, 두, 견, 요, 둔은 사람마다 다 자기 스스로 요순이 되지 못한다.

@p26

26. 사람들의 귀, 눈, 코, 입이 좋은 것을 좋아하는 마음과 뭇사람들의 귀, 눈, 코, 입을 놓고 말해본다 하더라도 요, 순임금과 비교해 볼 때 요순 임금님의 채찍 한 개만큼도 더 나은 데가 없다.

사람들의 폐, 비, 간, 신이 악을 미워하는 마음은 요, 순임금의 폐, 비, 간, 신을 놓고 본다 하더라도 뭇사람에게 채찍 한 개만큼도 덜한 데가 없다. 사람마다 요, 순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이때문인 것이다. 사람들의 함, 억, 제, 복 중에는 세상을 속여 보려는 마음이 늘 숨겨져 있으니 자기의 본 마음을 간직하고 자신의 본 성품을 기른 연후에야 요, 순 같이 지혜롭게 될 수가 있는 것이다. 사람들의 두, 견, 요, 둔 밑에는 남을 속이려는 마음이 가끔 감추어져 있으니 자신을 가다듬고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서 잘 세운 연후에야 사람마다 요, 순의 행위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마다 다 자기 스스로 요, 순이 되지 못하는 것은 이때문인 것이다.

27. 귀, 눈, 코, 입의 정은 길가는 사람들도 옳은 일에 돕고 찬동하는 데 있어서는 크게 같은 까닭에 좋은 것을 좋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호선의 실상은 지극히 공평한 것이다.

@p27

따라서 지극히 공평하면 또 지극히 사가 없을 것이다. 폐, 비, 간, 신의 정은 같은 방안에 있는 사람끼리도 이익을 따지는 점에 있어서는 제각기 다른 입장에 서게 되는 까닭에 악을 싫어하는 것이다. 악을 싫어하는 실상은 지극히 사사로움이 없는 것이다. 지극히 사사로움이 없다면 또한 지극히 공평한 것이다. 턱, 가슴, 배꼽, 배 가운데는 스스로 쉼이 없는 지혜가 끊듯 갈듯 하면서 들어있으나 교, 긍, 벌, 과 하는 사사로운 마음이 갑자기 이를 무너뜨리면 스스로 그 지혜를 버리면서 널리 통할 수 없게 된다. 머리, 어깨, 허리, 엉덩이 밑에서 스스로 쉼이 없는 행실이 의젓이 빛나면서 들어있으나, 탈, 치, 나, 절하는 욕심이 갑자기 이를 함정 속에 빠뜨리면 스스로 그 행실을 버리면서 올바른 행동을 할 수 없게 된다.

28. 이, 목, 비, 구는 사람마다 다 슬기롭고 함억제복은 사람마다 다 어리석다. 폐비간신은 사람마다 다 현명하고, 두견요둔은 사람마다 다 못났다.

29. 사람들의 귀, 눈, 코, 입은 천이니 천은 슬기롭고, 사람들의 폐, 비, 간, 신은 인이니 인은 현명하다.

나의 턱, 가슴, 배꼽, 배는 저절로 내 마음이 되어 있건만 어리석음을 면하지 못하고 있으니 내 어리석음을 면하기란 나 하기에 따른 것이다. 나의 두, 견, 요, 둔은 저절로 나의 몸이 되어 있건만 못남을 면치 못하고 있으니 나의 못남을 면하기란 나 하기에 따른 것이다.

* 귀, 눈, 코, 입은 바깥세상에서 모든 지식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하며 선천적으로 하늘에서 지혜를 받음을 의미하며 폐, 비, 간, 신의 기능이 인간에게 세워져 인간을 발달시킨다는 것임.

@p28

30. 하늘이 만민을 내실 때에 성은 혜각으로 마련해주었으니 만민의 삶에 있어서 혜각이 있으면 살고 혜각이 없으면 죽는다. 혜각이란 덕이 생겨나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 천은 창조주를 의미하며 창조주는 인간에게 지혜로운 각성을 성품으로 주었다는 것을 밝힌 것이고 그 지혜로운 생각은 깨달음이요 또 사람 스스로 남에게 덕을 베품으로서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밝힌 구절이다.

31. 하늘이 만백성을 내실 때에 명은 자업으로서 마련해 주었으니 만민이 삶에 있어서 자업이 있으면 살고 자업이 없으면 죽는다. 자업이란 도가 생겨나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 자업: 생산하는 업무 생산하는 일.

32. 어질고 의롭고 질서 있고 지혜 있고 충성하고 효도하고 친구를 사랑하고 공경하는 등 온갖 선행은 다 혜각(지혜로운 깨달음)에서 나오고, 선비 농사 공업 상업 밭갈이 주택 국토 나라 등의 모든 소용은 다 자업에서 나온다.

@p29

33. 혜각은 남의 몫까지 겸하고자 해야만 사람을 가르칠 수 있고 자업은 자신이 청렴해야만 공을 세울 수 있다. 혜각이 사소한 자로서 비록 호걸다운 데가 있다고 하더라도 조조처럼 교활하면 남을 가르칠 수 없을 것이다. 자업을 마음대로 휘두른 자 중에는 비록 영웅스러운 자가 있기는 하지만 진시왕처럼 사나우면 공을 세울 수 없을 것이다.

34. 남의 선행을 좋아하면서 나도 선행할 줄 아는 것은 지극한 천성의 덕이요, 남의 악행을 미워하면서 나는 결코 악행을 하지 않는 것은 올바른 천명의 도인 것이다. 지행이 쌓이면 그것이 바로 도, 덕이요 도, 덕이 이루어지면 그것이 바로 인, 성이니 도덕이 다른 것이 아니라 지행이요, 성명이 다름아니라 지행인 것이다.

35. 어느 사람이 묻기를 지를 가지고 성을 논하는 것은 옳지만, 행을 가지고 명을 논하는 것은 무슨 뜻인가 라고 하니, 명이란 명수(운명)이니 선행을 하면 명수는 저절로 아름답고 악행을 하면 명수는 저절로 나빠질 것이니 점치고 무당에게 물어보지 않더라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옛 시에 '길이길이 태어난 천명'이라 하지만 '잘살고 못사는 것은 나하기에 달려 있다'라고 한 것은 곧 이 뜻인 것이다.

@p30

36. 어느 사람이 묻기를 나의 말 중에 귀는 천시를 듣고 눈은 세회를 보고 코는 인륜을 맡고 입은 지방을 맛본다고 하였는데 귀로 천시를 듣고 눈으로 세회를 본다는 것은 옳거니와 코로 어떻게 인륜을 맡으며 입으로 어떻게 지방을 맛본다는 것인지요? "인륜관계에 끼어 있으면서, 즉 사람사이에 있으면서 사람들의 외표를 관찰하기도 하고 각 개인들의 재주와 행실이 현명한가 못났는가를 묵묵히 더듬어 보는 것이 곧 냄새를 맡는 것이 아니겠는가! 또 어느 지방에 살고 있으면서 각처의 생활에 끼치는 이해관계를 골고루 입맛 다시듯 하는 것이 곧 맛보는 것이 아니겠는가."

37. 본심을 간직한 자는 본심을 책망하는 것이다. 마음의 밝고 어두움이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것 같지만 책망하는 자는 맑고, 이를 책망하지 않는 자는 탁한 것이다. 말의 깨우친 마음이 소의 그것보다 훨씬 민첩한 것은 말의 책망하는 마음이 소의 그것보다 훨씬 민첩하기 때문이다. 매의 기세가 솔개의 그것보다 사나운 것은 매의 책망하는 마음이 솔개의 그것보다 훨씬 사납기 때문이다. 마음의 맑고 탁함이나 기세의 강약이 짐승이나 새들에 있어서도 이치로 따지자면 이와 같거늘 하물며 사람에게 있어서야 혹 서로 곱절이나 다섯 곱절이 되기도 하고 혹 서로 천만곱절이 되기도 하지만 어찌 나면서부터 문득 얻어지거나 멍청하게 생각할 줄도 모르면서 그대로 앉은 채 저절로 그렇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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